빵빵한 보름씨와의 만남(10)
나는 언제 출산을 할까? 가늠도 못하고 있던 어느밤... 자정에 갑자기 배가 고파서 쌀을 씻고 안치는데 뭔가 쑥~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생리할때처럼..
오잉..? 하고 화장실에 갔더니 또 생리할 때처럼 피 덩어리가 나와있었다 말로만 듣던 이슬이구나..!
출산징후로는 1. 이슬(피비침) 2. 진통(주기적이어야 함) 3. 양수터짐 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중 하나가 보인 것이다..! 물론 이슬이 비친다고 해서 바로 출산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그래도 뭔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했기에 10개월만에 생리대를 장착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이후 이어질 증상들을 기다렸다.
아침이 됐을 때 생리 막바지 정도의 양이 패드에 묻은 걸 확인했고 오전 중 한번 더 핏덩어리를 봤다. 가진통이 시작되고 있었는데 순산해요 어플을 켜서 주기적인지를 확인했다. 약한 생리통에서 점점 쎈 정도의 생리통으로 진통이 이어졌다. 주기가 5분 이내면 병원에 방문하라고 했는데 어플로보니 6분으로 주기가 딱 맞았다. 이미 39주 4일차가 되었기 때문에 병원에 가봐도 좋겠다 싶어서 병원에 방문했다.
데스크에 진통이 있어서 왔고 6분 주기이며 피비침이 있었다고 얘기를 했다. 진찰을 위해 간호사님이 길을 안내하시면서 내 걸음걸이를 보고 ”아직 여유 있는데~?“ 하고 웃으셨다. 나도 솔직히 티비에서 본것처럼 허리도 못 필정도로 아픈 게 아니어서 ㅋㅋㅋㅋㅋ 쑥스러워하면서 진찰실로 갔다. 태동검사를 먼저하는데 태동실 간호사 선생님도 내 상태를 보고 아직 멀었다는 듯 ”이게 참 억울한 일이에요 엄마는 아픈거 같은데 그쵸~?“ 라며 나의 진통을 가진통으로 확신하셨다.. ㅋㅋㅋㅋㅋㅋ 심지어 대기중인 남편에게까지 가서 초산모들은 빨리 안 나온다며 안타까워(?)하셨다고.... ㅋㅋㅋㅋ
이렇게 병원 모든 분들이 나의 진통을 의심(?)하셨지만 ㅋㅋㅋㅋ 태동검사결과 정확하게 6분 주기로 수축이 잡혔다. 의사 선생님도 결과지를 보고는 “진짜 6분 주기네??” 하고 의아해하심 ㅋㅋㅋ
다만 내가 너무 쌩쌩하고.. 자궁문도 1센치도 안 열렸다고.. 그리고 초음파로 본 자궁경부길이도 3.5나 됐다(그 전 검사땐 2.9였는데 왜~~ ㅜㅜ)
입원을 하려면 해도 되는데 집 가서 기다리는게 편하면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 나는 입원하고 싶긴했는데 그랬다가 자궁문이 늦게 열리면 무리하게 촉진제 넣고 억지로 유도분만 시도하다 결국 제왕엔딩 치르게
될까봐 ㅠ 그냥 자연진통 더 기다려보겠다고 하고 집으로 왔다. 그날따라 응급환자가 많다고 병원이 바빠보이는것도 한몫함..!
찜찜한 마음으로 남편과 돈까스를 먹고 ㅋㅋ 집으로 가서 진통을 기다렸다. 전날 밤 가진통으로 거의 못 잤는데 집에 와서도 진통이 신경쓰여 잠이 잘 오지않았다. 진통이 점점 세지는 걸 느끼면서 짐볼도 타고 부랴부랴지음요가라는 것도 해봤다. 밥은 잘 안 들어가서 저녁은 낮에 사온 설기떡을 먹으며 대충 넘겼다.
밤 9시. 남편을 불러 집앞 산책을 나갔다. 후기를 찾아보니 가진통이 오다가 그대로 사라질수도 있대서 할수있는 최대한의 운동을 해보려 한 거였다. (출산휴가 이후 거의 침대 눕방을 찍다시피 살았는데...)이대로 진통이 사라지면 40주 이후에 유도분만을 하게될수도 있는데.. 나는 최대한 자연 진통을 맞고싶었다 ㅜㅜ (초산 유도분만 성공률이 높지않대서..)
저녁 산책에선 걷다 멈춰서서 허리를 굽힐 정도의 진통을 맞았다. 사실 그 전부터도 쥐어짜는 듯한 진통이 있았는데 규칙적이지가 않아서 확신하기 힘들었다 ㅜ 산책 중에도 7분, 4분.. 오전에 비해 들쑥날쑥 주기로 진통이 왔다 대신 세기는 오전보다 훨씬 강했다. 걷기 힘들 땐 멈춰서서 남편을 붙잡고 진통을 그대로 감내했다 ㅜ남편이 옆에서 든든하게 힘이돼줬다 ㅠㅠ
일단 자보자! 하고 침대에 누웠는데 어리석은 결정이었지... 이미 진통은 시작되고 있는건데 내가 몰랐을 뿐.. ㅋㅋ 이때부턴 진짜 너무너무 아픈 진통이 시작됐다. 일단 어플을 켜고 주기가 정기적으로 잡히기를 기다렸다. 새벽 두시부터 5분 안팎의 주기가 잡혔고 그게 한 시간 이어지는 걸 보고난 뒤에야 남편을 깨웠다.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
이미 너무 오래 참았기 때문에 통증이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ㅜㅜㅜㅜㅜ 너무너무너무 아파
이렇게 가도 자궁문이 안 열려있을수도 있기에 ㅠ 그땐 어쩔 수 없이 유도분만을 하든 제왕절개를 하든 하자는 각오로 집을 나섰다. 남편은 두말없이 “응 응 가자”라고 했고, 오전처럼 돌아올 수도 있다는 말엔 “(병원 사람들이 귀찮아 할 거라는)그런 건 신경쓰지마.”라고 말해줘서 안심이 됐다. 그래 남 눈치 보지 말자! 귀찮게 하는 거여도 일단 함 가보는 거야..! 다행히 오전에 병원방문을 하면서 출산가방은 다 차에 실어놓은 터라 새벽 방문은 오히려 수월했다.
빵빵이 출산일지(1)
5/26 00:00 피비침(이슬),
00:00-09:00 약한 진통 이어짐
09:00-11:00 진통 주기 잡힘 (6분) 강한 생리통 강도
11:00 병원방문-태동수축검사로 6분 주기 수축은 확인 자궁문 1cm도 안 열림. 자궁경부 3.5
13:00-21:00 집으로 복귀해서 진통 기다림
21:00 저녁 산책. 허리 못 필 정도의 진통
21:00-24:00 진통 세기 점점 세짐
5/27
02:00 5분 30초 이내 진통 주기 잡힘
03:30 5분 30초 이내 진통 주기 변동 없음. 병원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