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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혜영 Aug 07. 2022

마음과 생각은 다른것일까?

심뇌혈관 흥분의 비밀

현대 사회는 흥분하고 긴장할 일이 많다. 그래서인지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신의 심장 건강이 무사한지 관심이 많아 보인다. 20대에서 30대 사람들 대부분 손목에 스마트 워치를 하나씩 차고 다니면서 자신의 심박수 체크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 결과로 자신의 정신 건강과 심장 건강이 무탈한지 확인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스마트 워치를 차고 있다가 시계가 최대 심박수를 보인다고 경고하면 자신이 얼마나 긴장한 상태인지 혹은 심전도 모양이 제멋대로인 부정맥이 발생한 것인지 인지할 수 있다.


극도의 긴장이나 흥분상태가 되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혈압이 올라가고 심박수가 상승한다. 교감신경이 자극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마트 워치를 가진 주변 지인들이 자신의 심박수를 보여주면서 본인이 매우 불안하다는 것을 어필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나는 이때 두 가지를 물어본다. "불안증이나 공황장애야 아니면 심장 부정맥이야?"


현대인들은 신체에 발생한 질병뿐만 아니라 정신질환도 많이 겪고 있다. 그런데 신체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정신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몇 년 전 가까운 지인이 심장이 두근거린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자신이 부정맥에 걸렸는지 걱정하고 있었다. 나는 병원에 혼자 가길 두려워하는 지인의 손을 붙잡고 가까운 심장내과에 데려갔다. 피검사와 심전도검사 결과 심장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지인은 의사의 추천으로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에 갔다. 그곳에서 교감신경이 흥분되어 생기는 불안증 같다는 진단을 받았다. 왜 심장 질환인 부정맥과 정신질환은 구분하기 어려워서 많은 이들이 헷갈리는 것일까? 이유는 바로 교감신경 흥분에 있다.


헷갈린다는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우 유사해서 분간이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근거린다는 한 가지 단어 즉, 겉으로 표현되는 증상이 비슷하다면 같은 질병으로 착각할 수 있다. 이를 보면 서로 다른 질병이라도 증상이 비슷하면 그 병을 일으키는 요인은 같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증상들을 치료하기 위해서 하나의 원인을 제거하면 쉽게 여러 가지 질병을 치료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생각이 발전하여 교감신경의 과도한 흥분을 질병의 원인으로 보고 이를 제거할 목적으로 만든 약이 있다. 이 약 하나로 여러 질환의 치료에 쓰일 수 있어서 만능 약처럼 보이는 이 약은 무엇일까?


첫 번째 힌트는 심혈관계 질환, 신경계 질환, 정신과 질환에 모두 쓸 수 있는 약이다. 조금 더 상세한 힌트는 이 약으로 빠르고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가진 부정맥 환자의 맥박을 느리게 할 수 있고, 고혈압 환자에게 쓰면 혈관이 확장되어 혈압이 떨어뜨릴 수 있다. 두 번째 힌트는 정신과에서 교감신경이 흥분되어 불안장애를 겪는 환자를 위해 사용하거나, 신경과에서 편두통 환자의 뇌혈관을 이완시켜 두통을 예방하는 약으로도 쓰인다.


정답은 바로 교감신경 흥분을 억제하는 항(抗)아드레날린성 약물 중 하나인 베타 수용체 차단제이다. 학창 시절에 배워서 익숙한 교감/부교감 신경인 자율신경계는 내장 기관이 제대로 기능하는 것을 조절한다. 그런데 자율신경 조절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몸의 항상성이 깨져 다양한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자율신경 조절에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음주, 흡연, 마약, 외상 등으로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다.


현대인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기는 어렵지만 이제부터라도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스트레스 상황을 줄이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교감신경이 흥분되면 어느 날 심장 박동이 불규칙한 부정맥이 나타나거나 이유 없이 불안해질 수 있으며 혈압이 오르거나 머리를 부여잡는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아파서 병원을 찾아간다면 의사에게 항(抗)아드레날린성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길 수 있으니 평소에 운동, 명상, 독서와 같은 활동으로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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