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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혜영 Aug 26. 2022

어쩌고 저쩌고 소리에 흔들리지 않기 위하여

나는 남에게 관심이 없다. 자세히 정확히 말하자면 남과 내가 무엇이 다른지 무엇이 잘 났고 무엇이 못났는지 비교하고 깎아내리고 후려치기 하는 것에 큰 관심이 없다. 이런 일에서 즐거움과 희열을 느끼지 못한다.


타인이 새로운 옷이나 가방을 샀다면 그것이  어울리네, 타인이 승진을 하고 돈을 많이 벌고 좋은 직장에 다니고 성공을 했다면 잘했네 축하해하면  관심 표현은 거기에서 난다.저걸 얼마에 샀는지  샀는지 운이 좋아 기회를 얻은 것이지 막상    없다며 남을   거리를 찾기 위한 관심을 갖지 않는다.


친한 사람이 무언가 변신했거나 축하할 일이 생기면 바로바로 관심을 표한다. 안 친한 사람의 변화에는 괜한 오지랖과 참견일까 봐 입을 다문다. 이것은 남에게 관심 없는 것이 아니다. 남이 죽든 말든 관심 없는 무정하고 차갑고 자기만 아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남을 욕하고 자기가 그 위로 올라서기 위해서 남에게 갖는 관심은 지양하기 위해 타인을 향한 관심 레이더를 차단한다. 내 레이더는 나를 향해있다. 내가 무얼 잘하고 못하는지, 무엇을 모르고 무엇을 아는지, 어떤 걸 원하는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들을 파악하기 위한 관심을 둔다.


이렇게 내 안으로 향한 관심 그리고 타인에게 적당한 수준의 관심을 유지할 때 난 비로소 내 자신을 온전하게 찾을 수 있다. 나를 알아야 남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소리나 남이 세운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나를 지킬 수 있다.


내가 발 디딘 땅에 깊게 뿌리내리기 위해서, 단단하게 뿌리내린 나무가 흔들림 없이 자라는 것처럼 나는 오늘도 천천히 나에게 시간을 준다. 나에게 초점을 맞추며 나를 다져간다. 내가 아름드리나무처럼 잘 자라야 그 그늘 밑에 사람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것이다. 남에게 주는 과한 관심은 자신을 모르게 되고 타인에게 맞추어진 시선은 남을 오히려 떠나가게 만드는 관심인 것이다. 내 삶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이 적당한 거리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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