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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혜영 Sep 05. 2022

태풍 힌남노와 메니에르

태풍 힌남노가 저기압 태풍의 눈을 희번덕 거리면서 비와 바람을 몰고 무섭게 다가오고 있다. 극심한 습도와 저기압으로 또다시 내 귀에 신호가 온다. 고지대에 갔을 때 느끼는 고막이 부풀어 오르는 느낌, 귀가 팽창해서 침을 꼴깍 삼키지 않으면 터질 것 같은 느낌, 한쪽 귀에 물이 찬 것 같은 먹먹함. 메니에르다.


메니에르는 아직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다. 귀에 오는 고혈압이라는 별칭이 있는데 그 이유는 달팽이관의 내림프액 압력이 상승한다고 추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림프액에 가해지는 압력은 장마철과 태풍과 같이 습도가 높고 외부 기압이 낮아질 때 더욱 높아진다. 이렇게 높아진 압력을 낮추기 위해서는 약을 먹는데 어떤 약을 먹으면 이 증상이 개선될 수 있을까?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병이라서 우선 내이에 가해지는 압력을 낮추기 위하여 이뇨제를 처방한다. 이뇨제는 보통 고혈압 환자나 심부전 환자에게 사용하는 약물이다. 이뇨제는 소변으로 나트륨과 수분을 배출시켜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을 낮추고 심부전 환자의 부종을 완화시켜준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서 내림프액이 과도하게 쌓이면 부어오르는 것을 막고자 이뇨제를 먹는다. 효과가 나타난다면 내림프액 압력이 낮아지는 것이다.


이뇨제는 여러 종류가 있다. 메니에르  먹었던 이뇨제는 티아자이드(thiazide) 계열, 이소소르비드라는 뇌종양의 뇌압을 떨어뜨리는 약이었다. 지금은 메니에르 증상이 치료되어 이런 약을 먹지 않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가끔 메니에르 전조 증상으로  충만감이 느껴지면서 두통과 이명이 살짝 찾아온다. 다시 고통이 시작되는 것인가 놀라다가 한편으로 안심한다. 티아자이드 계열과 다른 고리형 이뇨제를 매일 먹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심장 판막 질환이 심해지면서 먹고 있는 이뇨제가 일정 부분 귀에도 도움을 주길 바라면서 빗소리를 자장가로 생각하고 잠을 청한다.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가 없기를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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