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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혜영 Aug 27. 2022

극과 극은 통한다

부정맥 시술 종류

주변을 보면 극도로 냉정한 사람과 반대로 너무 열정적이고 뜨거운 사람이 있다. 어떤 성향 한 가지만 더 좋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극과 극의 성격이 때로는 일을 해결하기에 적합할 때가 있다. 이와 같이 질병을 치료할 때도 질병이란 한 가지 문제를 서로 다른 특성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있다.


서로 다른 특성의 치료법 중에서 고온과 초저온으로 부정맥을 치료하는 것이 있다. 부정맥은 심장 박동이 정상 리듬을 벗어나서 불규칙하게 빨리 뛰거나 반대로 너무 느린 상태를 말한다. 부정맥이 있으면 두근거림 때문에 흉부 불편감, 호흡곤란, 실신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 있다. 그래서 꼭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이다. 부정맥은 먼저 약물 치료를 하는데 약물로는 완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시술을 한다. 시술을 받으면 대부분의 부정맥은 완치 가능하다. 이 시술에서 고온과 초저온을 이용해서 부정맥을 치료한다.


현재 부정맥 시술에는 전극도자(導子)절제술과 냉각풍선도자절제술이 있다. 두 시술 방법 중에서 증상에 적합한 시술을 선택한다. 시술 방법은 달라도 시술 전 준비는 같다. 시술 받기 전날 밤부터 금식을 하고 소독약으로 샤워를 한다. 다음날 시술대에서 각종 기계장치를 몸에 연결한 후 목 아래 쇄골하정맥과 양쪽 사타구니(서혜부)를 절개해서 도자를 심장까지 넣는다. 마지막으로 손목과 발목을 침대에 고정하면 시술 준비는 끝난다.


준비가 끝나면 시술 장비에서 방출하는 방사선을 차폐하기 위한 무거운 납옷을 입은 의료진이 들어온다. 의료진은 실시간으로 심장과 심전도 기록을 보면서 부정맥을 유발하는 부위를 찾기 위한 전기생리학검사를 진행한다. 부정맥이 발생하는 지점을 찾았다면 드디어 절제하는 시술을 시작한다.


전극도자절제술은 고주파 전기를 통하게 하여 70-100 까지 뜨거워진 도자를 심장  부정맥 유발 부위에 놓고 절제한다. 반면 냉각풍선도자절제술은 액체질소를 채운 초저온(영하 75) 상태의 풍선도자로 절제한다. 마치 영하 78도의 드라이아이스를 맨손으로 만지면 동상을 입는 것과 같다.


두 시술 방법은 장단점이 있다. 냉각풍선도자절제술은 둥근 도자를 부정맥 유발 부위에 굴리듯 절제할 수 있고 시술 후 재발률이 전극도자절제술보다 약간 낮다. 이와 달리 전극도자절제술은 점묘화를 그리듯 한 점 한 점 절제하기 때문에 섬세한 시술 실력이 필요하지만 다양한 부정맥 시술에 적용할 수 있다.


이렇게 같은 질병을 치료하는데 정반대의 특성을 가진 기술이 사용된다. 한쪽 기술만 좋다고 할 수는 없다. 다양한 특성을 가진 기술이 개발되면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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