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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혜영 Aug 19. 2022

꿀사과의 비밀

설탕 zero라는 과자를 먹다가

요즘 제로당, 설탕 제로라고 광고하는 과자를 자주 본다. 호기심에 나도 한번 사 먹어 보았다. 분명 과자 박스  영양정보 표에는 당류 0%인데 달았다. 무얼 넣은 것일까? 다시 꼼꼼하게 원재료명을 보았다. 소비톨(sorbitol) 있었다.  외에도 에리스리톨, 말티톨이 함유되었다. 단맛의 비밀이 풀렸다. "~ 어쩐지 아무것도  넣고  수가 없지"하면서 마저 과자를 먹었다.


소비톨을 보니 사과가 생각났다. 사과에 들어있는 성분  하나인데, 특히 설탕도 아니고 꿀도  들어 있는데 꿀처럼 달다고 해서 꿀사과라고 불리는 사과에 많이 들어있다.  사과는 반으로 쪼개서 보면 사과씨가 있는 심지 가운데에 마치 꿀을 발라놓은  같은 투명하면서 사과 본연의 색보다 진한 부위(갈변현상) 있다. 이걸 보고   사과다! 하면서 다들 좋아한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꿀일까?


사실 꿀이라 표현하는  현상은 사과의 생리 장애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다. 꿀이 아니고 전문 용어로는 ‘밀병 현상이라 부른다. 밀병 현상이 생기면  안에 소비톨이  많이 축적된다.  물질이 입안을 깔끔하게 하면서 단맛을 내는 당알코올 성분이다. 그래서 꿀사과를 먹으면 다른 사과보다 유독 상큼하고 시원하고 달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설탕 제로라고 하는 과자에서도 맛을 느낄  다.


밀병 현상은 병이 아니고 심한 온도 차이로 발생한 생리 장애다. 먹어서 탈이 나지 않기 때문에 어도 몸에 아무런 해가 없다. 오히려 사과 맛이 조금  달게 느껴져 이런 사과만 찾는 사람들 덕에 인기가 많지만 사실 농부 입장에서 반가운 현상은 아니다. 꿀사과는 오래 저장하기가 어렵다. 꿀처럼 보이는 안쪽 부위부터 썩기 시작해서 다른 사과에 비하여 저장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앞으로 길 가다가 보이는 꿀사과 간판이 반가워서 들어갔다면 이런 뒷이야기는 알고 사야 한다. 저장을 오래 할 수 없는 생리장애 사과 대신 꿀사과로 예쁘게 이름을 바꾸어 파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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