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프롤로그
이방인으로 살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서로 물어보는 질문 세트가 있다.
“이름이 뭐야?”, “어디서 왔니?”, “호주에 온 지 얼마나 됐어?”, “왜 호주에 왔어?”
이 이야기는 "왜 호주에 왔어"에 대한 꽤나 장황한 답이 되겠다.
호주에 왜 왔니? ‘파랑새를 찾으러 왔어.’
그래서 파랑새를 찾았니? ‘.........’ 자세히 보니까 푸르뎅뎅한 비둘기던데?
‘이게 무슨 개소리야’라고 하기 전에 잠깐 설명하면 이렇다.
번아웃이 오기 직전에 일을 그만두고 제일 큰 목표는 해외취업이었다. 한국 회사에 질릴 만큼 질렸고, 다들 이렇게 산다고 하지만 해외는 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오게 된 호주. 그래서 호주에서 파랑새를 찾았나?
아니. 한국에도 있고, 호주에도 있고 세상 오만군데 다 있는 비둘기 같다. 그런데 그 비둘기 색이 한국 비둘기랑 비교해서는 파란색에 가까워서 보는 사람 관점에 따라 색을 보면 파랑새를 찾은 것이고, 새의 종류에 관점을 두면 그냥 비둘기였다는 다소 어이없는 나의 호주 생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