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하고 싶어서
초콜릿을 달고 산다. 요즘 그렇다. 초콜릿 좀 먹는다는 사람들에 비할 바는 아니다. 다만 의식적으로 당을 찾고 입에 넣는다. 오늘 출근길도 그랬다. '예스러운 포장' 하며 가나초콜릿을 집었지만 본심이 아니다. '이거라도 있어야…' 하는 마음이 오히려 솔직하다.
회사 업무가 과하다. 주어지는 양으로 볼 때 소화할 만한지 판단하는 일은 주관적이다. 그러나 비교군이 있을 때 그것은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나는 지금 전임자가 하던 일의 1.8배를 소화하고 있다. 전임자가 동종 업무를 하루 10개씩 처리했다면 나는 18개씩 해내고 있다.
자발적인 일은 아니다. 출근 첫날 갑자기 이만한 업무량을 대표는 요구했다. 직원들을 모아놓고 내가 능히 그만한 일을 또 해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일의 중요성을 모두가 공감하길, 대표는 천명 아닌 천명한 것. 그러니 일단 맡기는 했는데 내 시간이 남아나지 않는다.
몰랐다. 인수인계받을 때만 해도 사정이 달랐다. 전임자는 친절했고 업무 내용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양이 이 정도로 늘어난다면 누가 와도 곤란한 일이다. 게다가 전임자가 맡은 업무 영역보다 내가 맡은 영역이 조금 더 넓다. '할 수 있다'는 이유다. 능력은 곧 의무가 된다. 희한하게도.
사정이 이런데도 급여는 내가 더 적다. 물론 전임자의 급여를 알고 이 곳에 발을 붙인 건 아니다. 일이 이상하리만치 많아 확인해봤더니 비슷한 수준의 연봉이다. 거기서 나는 전임자가 받은 수당을 받지 못한다. 그러니 일은 2배 가깝게 하고도 임금은 적게 받는 셈이다. 심통이 난다.
그러려니 했다. 처음에는 요령이 없어 바쁜가 했다. 다른 직원들은 전임자 역시 바쁜 생활에 칼퇴하는 걸 별로 못 봤다고. 그래서 한참을 참다가 확인한 결과가 이렇다. "짬짬이 준비해야 할 일"이라든가 "매일 해주면 좋다"는 업무를 도저히 시간 내 할 수 없었던 이유. 일이 많다.
자, 이제 머무를 것인가,
나아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