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 AH, Mic Test

오랜만-

by O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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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상한 일을 겪었어요. 업무와 관련된 일인데요.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싶을 정도였어요. 어떤 일이냐면요.


한 업체(홍보대행사)와 작업을 함께 했어요. 대행사는 광고주의 사진 촬영을 의뢰한 상황이었고 제가 찍는 입장이었죠. 촬영 당일엔 괜찮았어요. 비록 소품이나 조명 등 촬영을 위한 아무런 준비도 돼 있지 않았지만 그 정도 선을 원한다고 생각했어요. 대행사에서는 자신들이 가져온 소품마저도 광고주가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쓰지 않았어요. 그 결과 촬영은 전적으로 대행사 측이 주도했어요.


촬영은 대행사의 요구대로 이뤄졌어요. 다른 각도나 장소를 이용하자고 하면 그대로 따라갔어요. 심지어 저는 결과물을 카메라 액정으로 보면, 큰 화면으로 볼 때와 다를 수 있으니 랩탑으로 보라며 실시간으로 사진을 옮겨서 보여줬어요. 그 결과 'ok' 사인을 받은 뒤 다음 제품으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4개 제품군을 모두 촬영했어요. "사진(결과물) 너무 예뻐요"라는 말을 대행사로부터 들어서 이 정도면 괜찮은가 보다 여겼죠.


근데 일이 틀어졌네요. 며칠 뒤 연락이 왔어요. 재촬영을 요구한다고 하네요. 광고주 쪽에서 사진을 다시 찍길 바란다는데, 제가 전달받은 내용은 다소 황당했어요. 이를 테면 '찍는 분이 신입이라 그렇다'거나 '제가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식의 의미가 담겼더라고요. 대행사 측의 변이겠죠. 저는 직접적으로 대행사 측과 이야기를 나눈 게 아니라 정확한 워딩은 몰라요. 하지만 들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꽤나 억지스러운 부분이 많다는 거죠.


한 차례 소품을 이용해 사진을 찍으려던 제게 "그렇게 하면 (광고주에게) 리젝 당한다"고 해서 저는 전적으로 대행사 입장을 따랐어요. 애초에 콘티도 없고, 촬영 준비도 안 된 상황에 그게 최선이었어요.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 전적으로 작업을 맡긴 것도 아니고 말이죠. 권한 없이 이뤄진 작업의 결과물에 책임을 물으니까 황당한 마음이 두 배네요. 광고주를 잡아야 하는 대행사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선의가 이런 식으로 돌아오기도 한다는 걸 이번에 배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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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에 주문한 e-book리더기가 오늘쯤 배송될 것 같아요. 미국 내 최대 규모 서점으로 꼽히는 '반스앤노블'에서 주문한 건데요. 여러 가지 제품 중 따지고 따져 샀단 말이죠. 애초에 아마존의 킨들 페화4를 사려고 벼르고 있었지만 원서를 볼 일이 거의 없는 저는 누블삼을 지르고 말았어요. 국내 서점들을 두루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데다 내구성이나 배터리에 대한 평도 괜찮더라고요. 잠시 리모컨이 있는 크레마 그랑데와 갈등했지만 주목적은 이동 시 볼 거라서 이걸로 했어요.


예전엔 그러지 않았어요. 아이폰을 살 때 폰만 샀었단 말이에요. 액세서리는 후순위였어요. 제품에 실망할 경우를 대비한 꼼꼼함이 있었어요. 근데 지금은, 리더기 케이스와 보호필름 등을 함께 주문했어요. 그 덕에 배송이 한층 느려졌답니다. 리더기는 정작 4일 만에 배대지로 배송됐는데 케이스가 캐나다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겠어요. 준비 시간도 있어서 이 둘이 배대지에 모이는데만 2주 가까이 걸렸어요.


그런 시간들을 거쳐 어제 세관을 통과했어요. 국내에 들어온 거죠. 생각날 때마다 인터넷으로 어디쯤 왔나 찾아봤는데, 오늘 아침 드디어 우리 동네 배송을 시작했데요. 설 전에 받아야만 한다던 바람이 이뤄질 것 같아요. 요즘은 책 한두 권 가방에 넣고 다니는 것도 은근히 부담이 돼서요. 다른 짐들이 더해지면 부피나 무게 면에서 책을 두고 갈까 고민하게 된단 말이죠. 리더기는 200g에 불과하다고 하니 자주 들고 다녀 보겠습니다. e-ink를 경험한 후기를 또 남겨보도록 하죠.


덧) 요즘 '첫(몇) 달 무료' 행사를 많이 하나 봐요? 넷플릭스도, POOQ도, 애플뮤직도, 밀리의 서재도, 리디셀렉트 그러하네요. 소비자야 좋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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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바꿨어요. 기존에 가진 차는 연식이 상당히 오래됐었는데요. 그 이상으로 키로 수가 어마어마했어요. 남들이 들으면 '뜨억' 할 정도로 많이 달린, 낡은 차였죠. 하지만 관리가 잘 돼 한동안 더 탈 수 있다며 아버지께 물려받았는데요. 이런저런 문제들이 발견되긴 했지만 그런대로 수리해가며 몇 년 더 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근데 때마침 매형이 차를 바꾸면서 타던 차를 받겠냐고 묻는 게 아니겠어요? 이것저것 따져보다가 그러겠다고 했죠. 매형 차는 키로 수가 이전 차의 1/4 정도라서 무척이나 부드럽게 굴러가는 느낌이 들어요.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요.


가지고 있던 차는 폐차했어요. 중고차로 팔면 훨씬 금액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사실 내다 팔기엔 조금 민망할 정도로 많이 달렸거든요. 50만 키로에 육박한다고 보면.. :) 폐차는 의외로 굉장히 간단히 이뤄졌어요. 차를 폐차장으로 가져갔더니 말소등록까지 다 해주더라고요. 폐차비(=고철비)로 얼마를 받았는데 거의 다 취등록세로 빠져나갔어요. 저는 이게 웬 '공(空)돈'이냐 했는데 정말 '공(空)' 돈이었어요. 살짝 남은 금액으로 차량 액세서리 등을 구입하니 거의 딱 맞게 떨어지네요. 잠시 꿈을 꿨나 봐요.


바꾼 차는 아직도 여러 가지 손댈 게 많아요. 카시트 커버라든가 후방카메라 설치 등을 마무리해야 하거든요. 센서가 달렸다곤 하지만 사고는 늘 사각에서 일어나다 보니 후방카메라가 필요할 것 같더라고요. 며칠 전 얻어 탄 차에는 사이드 카메라도 있던데, 여러모로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그것도 있으면 좋겠다 싶지만 텅장이 견뎌내지 못해서... 아참, 차를 바꾸면 보험회사에 연락해서 차량 교체 여부를 미리 알려야 해요. 은근히 손 갈 데 많지만 해보면 또 별 거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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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친화적인 인물이 아니라 그런지 자꾸만 아이폰이 생각나네요. 딜레이 없는 타이핑 속도와 직감적인 인터페이스가 제 취향에 맞았거든요. 익숙해져서 그런지 몰라도 가벼운 메모장은 꽤 요긴했어요. 맥북과 연동되는 점도 은근히 편리하더라고요. 모르면 아쉬울 것 없는데 써본 뒤 생각나는 그런 편의랄까요. 구하기 힘들다는 폰을 굳이 영국에서 직구해 쓰고 있습니다만 자꾸만 다른 폰이 생각나는 건 무슨 이유일까요.


며칠간 블랙베리를 훑다가 요즘은 찾아보는 일이 드문드문한데요. 그냥 키보드 달린 안드로이드 폰이나 마찬가지일까 봐 겁이 나요. 예전에 Q10을 쓸 때 느꼈던 직관적인 기능들이 안드로이드 체제를 받아들이면서 없어졌을까 봐요. 그게 블랙베리의 장점이라고 봤거든요. 그 밖에도 제가(누구나) 받는 직장 스트레스로 지출을 망설이게 돼요. 몇 번 고비가 있었지만 잘 넘기고 있어요. 해소보단 인내 중이라는 게 맞겠죠. 이럴 때 새로운 자극을 받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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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리 자신의 경험에 확신을 더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지인이라든가 자신의 경험을 주장의 근거로 내세우는 거죠. 근데 사람이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나 만날 수 있는 사람의 범위는 지극히 제한적이거든요. '지인'이라 부를만한 범주로 내려가면 그 폭은 더욱 줄고요. 그래서 "내 주변엔 안 그렇더라"라거나 "(내가 그러했으니) 너도 그러하면 괜찮을 거다"는 말을 하는 이유를 사실 잘 모르겠어요.


자기 경험을 확신하다 보면 타인(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고 오해하기 쉬운 것 같아요. 그 과정에 상대의 고통이나 고민을 가볍게 치부할 가능성도 높고요. 자신의 솔루션을 타인에게 대입하기도 하나 봐요. 근데 저는 그게 아니라고 보거든요. 사람마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같은 환경에서 자라도 수용할 수 있는 생각이나 자극 등은 천차만별이잖아요. '완벽하게 같은 환경'에서도 개개인의 경험은 다를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 면에서 사람에 대한 존중이 더욱 귀해지는 때 아닌가 싶고요.


최근 가시 돋친 말을 들었어요. 제겐 그게 박혀서 안 빠지더라고요. 며칠 안 된 일이니 차차 옅어질지 모를 상처지만 그 말을 들은 뒤의 기분은 한동안 지워지지 않더라고요.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그게 상처가 되냐고. 그런 건 말을 뱉기 전에 고려해야 할 생각 아니냐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어요. 너의 말이 왜 상처가 되는지 상처 받은 이가 납득을 시켜야 하는 과정도 우습잖아요. 저는 이럴 때마다 고민하거든요. 되로 받은 걸 말로 돌려주진 않더라도 받은 만큼 갚아줄까 갈등하는 순간이 와요. 근데 삼키죠. 딱히 착하거나 여려서가 아니라 받아쳤을 때 감당해야 할 상황이 달갑지 않아서예요. 그렇게 대화를 중단하면 뒷맛이 씁쓸하죠. 그런 사람과의 관계는 거리를 두는 게 맞는데 아직 잘 안되네요. 사람 사이란 게 그래서 어려운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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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아무 글도 안 썼어요. 하루가 고됐고 쓰려다가 몇 번 판(?)을 엎었어요. 특히 요즘은 오전 6시 30분에 집을 나섰다가 오후 20시 30분쯤 돌아오거든요. 물론 칼퇴를 해야 이 정도 시간이 됩니다만. 그래서 출근 준비 시간과 퇴근 후 저녁을 먹고 씻는 등 쉴 준비를 하다 보면 여유 시간이 너무 안 나네요. 추운데 돌아다니니 피로도 쌓이고요. '만사귀찮'은 아닌데 누우면 잠드는 생활과 빡빡한 하루의 연속으로 펜을 좀 놨네요. 반성하고 다시 끄적이는 시발점이 바로 오늘. 꾸준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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