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3 Granon~Villafranca montes de oca
1. 전 구간 누군가와 같이 걸은 건 처음. 이야기 하다가 걷는 걸 반복. 사진 찍을 생각도, 여유도 없었다. 혼자서 걷는 일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2. 걸은 거리에 비해 조금 피곤하다 싶더니 알고 있던 거리보다 실제로 더 걸었다. 숙소 리셉션에서 어디서 왔냐 묻길래 답했더니 29km는 좀 길지 않냐고 되물었다. 22나 23km정도로 알았는데.
3. 마을에 (사실상) 숙소가 둘 있는데 한 곳이 닫았다. 여지 없이 비싼 곳에 왔는데 별3개짜리 호텔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다만 그뿐. 샤워시설이 좋다. 그 정도 이점.
4. 작은 마을이라 슈퍼마켓도 지역슈퍼 하나뿐이다. 일요일이라 쉴 줄 알았는데 열었다. 물과 콜라 정도 사서 나왔다. 사실 다른 간식이래봤자 여기서 오가며 먹을만한 게 없다. 취사도 불가한 것 같고.
5. 요즘 좀 피곤하다 싶더니 많이 걸었다. 근래 거듭해서 매일 30km 가까이 걸었다. 그러니 한 3-4일간 100km를 넘게 걸은 듯한데. 일기를 못 쓴 게 그 이유만은 아니다만 피로가 쌓인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6. 오늘 먹은 순례자 메뉴는 비싸고 맛은 그닥이었다. 단지 허기졌고, 내일은 비가 내린다고 하니 뭐라도 먹어야 했다. 그런 이유로 무려 15유로를 내고 순례자 코스를 먹었다. 스파게티와 스테이크 , 치즈케이크로 구성된. 분위기만 호텔st.
7. 느낌상 여기 침대에 뭔가 무는 게 있는 것 같은데 이게 배드버그란 건지 뭔지 모르겠다. 기분 탓인가. 살짝 간지러운 듯 하고. 옆자리 사람이 침대를 쓰기 전에 스프레이 같은 걸 뿌리던데...
8. 미국 섹스코미디 장르 영화 <아메리칸파이> 같은 걸 보면 서양 대학교 기숙사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에서 애들이 속옷만 입고 돌아다니는 걸 종종 볼 수 있는데 진짜였구나. 이게 유럽쪽 문화라는데 남자는 트렁크만 입고 위를 벗고 자고, 여자는 위를 입고 팬티만 걸친 채 잔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닌데 이 적은 비율에도 나는 종종 놀라서. 물론 다들 침낭 속에 들어가는데 그 전에 놀라지.
9. 갈수록 길에서 마주치는 한국인 비율이 준다. 크고 작은 부상 등으로 이 길을 떠나거나 버스를 타고 다음 마을로 이동(점프)하거나, 동키서비스(배낭 운반)를 이용하는 사람이 는다. 그냥 그렇다.
10. 하루에 남들 두 배정도 걸을 수 있고 걸음이 상당히 빠르다는 프랑스 청년이 있었는데 요 며칠 계속 같은 마을에서 본다. 심지어 나보다 늦게 도착한다. ...
11. 산티아고까지 560km 남짓.
오늘의 사진) : 딱히 찍은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