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x들판풍경

자연이 내는 소리

by OIM
Ricoh GR3 @Spain





스페인은 땅덩이가 넓어서 그런지 재배든 방목이든 경작이든 모두 다 스케일이 크다. 걷다 보면 그 광활함을 마주할 때가 있다. 드넓은 벌판 저 멀리 점처럼 움직이는 소/양/말 떼라든가 끝도 없는 경작지를 오가는 트랙터? 등을 보면 그렇다. 지나는 곳곳마다 개인이 사유하기엔 지나치게 크다/넓다는 느낌을 반복적으로 받게 되는데 그게 마음을 겸허하게 만든다.


방목형으로 키우는 가축들도 그렇다. 목에 방울을 달고 이따금 소리를 풍긴다. 피레네 산맥의 가축들이 그랬고 들판 곳곳의 애들이 그랬다. 이들을 지날 때면 희미한 종소리가 들려온다. 그들의 느린 움직임에 맞는 박자로 절간 풍경보다 더디게 소리가 울린다. 소리라곤 내 숨과 발걸음이 전부인 세상에서 자연이 내는 울림을 듣고 있자면 뭔가가 울컥하고 올라오는 것을 막을 수 없어진다. 그런 기분.





Ricoh GR3 @Spain





한동안 사람 위주로 올린 듯해 풍경 사진을 골랐다. 찍은 순서대로 보정하다 보니 배열이 그렇게 됐다. 초반엔 사람을 찍겠다는 의욕이 강해서 사람에만 공을 들였더니 다른 사진은 쓸만한 게 없던 탓이다. 이번엔 순서를 무시하고 사진을 찾아왔다. 언젠가 비슷한 배경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 내가 이런 식으로 사진을 고르기 때문이란 걸 기억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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