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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IM Dec 12. 2021

"대머리도 지옥에 가나요?"

작가전: 주호민이 최규석을 만났을 때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을 재미있게 봤다. 예상보다 잘 뽑아낸 드라마에 기분이 좋았다. 웹툰을 정주행 했던 만큼 작품에 애정이 있었다. 망하지 않길 바랐고 그만한 성과가 나와서 기뻤다.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는 얘길 들었을 땐 걱정했다. <부산행>은 둘째치고 <반도>에서 나가떨어진 적이 있어서다. 내가 견딜 수 없는 세계관이 탄생하는 건 아닌지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불안했다.


<지옥>은 비교적 원작을 잘 이식한 드라마에 속한다. 그림 작가인 최규석 작가도 그렇게 평가했다. 방송에서 아쉬운 부분을 언급하긴 힘들겠지만 장점을 짚는 표정에서 즐거움이 드러났다.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과 비교해도 <지옥> 쪽이 내 취향에 맞았다. 나는 서사의 개연성을 중요하게 보는데 그런 면에서 작품의 짜임새가 훌륭했다. 어떤 상황을 현실에 대입했을 때 합리적인 추론이 수월한 이야기를 바랐다.


최 작가도 인터뷰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다. 만화와 영상의 차이에서 오는 구어체・문어체 설정이라든가 초자연적인 상황을 설정한 뒤 말이 되게 풀어나가는 작업을 해야 했다고. 나는 창작자의 이런 노력들이 작품에 잘 반영됐을 때 독자나 관객으로 희열을 느낀다.


다음은 최 작가가 주호민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상한 상황에 대해서 서로 대화를 나누잖아요. (주: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죠.) 저는 굉장히 사실적인 설정 내에서도 서로의 대화가 논리적으로 주고받아지는 것에 대해 굉장히 민감한 성격인데 말도 안 되는 사건을 놓고 둘이서 진지하게 대화를 해야 하는 거죠. 어떻게 하면 황당함이 느껴지지 않게끔…. (주: 어떻게 먹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거죠. 이상한 식재료를 가지고.)


이런 이야기들이 주 작가의 유튜브 채널에 담겨있다. 근래 작품과 관련된 인터뷰를 주로 연 감독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 작가의 이야기는 귀한 편이다. 인터뷰어로 주 작가가 나선 점도 재밌는 포인트다. 둘의 티키타카를 관전할 수 있다.


나는 어떤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자기 분야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타인의 열정 같은 것을 거부감 없이 관찰할  있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작가와  작가의 대화에서도 그게 보였다. 가벼운 분위기와 그렇지 못한 메시지들매력적이다.


드라마와 달리 인물 인터뷰이렇게 몰입적은 오랜만이다. 좋은 콘텐츠라 생각해 링크를 남긴다. <지옥> 재미있게  사람은  번쯤 시청을 권한다. 영상은 48분짜리다.


https://youtu.be/pMQyPgmpZ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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