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x공복'

컬래버레이션

by O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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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처럼 비가 내린다. 대기 중 수분이 팔 거죽과 습한 마찰을 빚어내는 가운데 장대비가 쏟아진다. 쏴-아-. 한 차례 세차게 쏟아지던 비는 금세 멎는다. 요란한 소리로 퍼붓던 비가 천둥을 동반한 채 아무도 모르게 막을 내린다. 비를 동반한 구름은 햇빛을 감았고, 이른 여름을 빗 속에 씻어 내린다. 열린 문으로 바라보는 바깥은 콘트라스트를 한층 살린 사진과 같아서 어쩐지 전보다 현실감이 덜하다. 그렇게 많은 비가 내렸음에도 녹음은 짙다. 지나가는 차 소리는 흐르는 물속에 잠긴다. 두 시. 내리는 비 탓에 밥을 거른 배는 오히려 날씨보다 요란하게 울린다. '배고파' 결국 이 말이 하고 싶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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