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기나 쓰려다가...
밥을 부실하게 먹었더니 배고프다. 오전엔 치즈케이크로 때우고 저녁은 와퍼주니어 세트를 먹었다. 콜라는 가져오다가 쏟아서 먹지도 못했다. 주렁주렁 짐을 들고 오다가 콜라를 놓쳤다. 쏟거나, 깨거나, 부수거나 하는 일은 1년에 한 번 할까 말까 하는 실수다. 때문에 콜라를 놓쳤을 때 기분이 싸했다. 집에 와서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는데 그래도 맛있었다. 오래간만에 먹는 패스트푸드 음식은 군대에서 느꼈던 콜라 맛 비슷했다. 폭주할 뻔했다.
다이소에서 가서 모기약을 샀다. 이미 팔과 손, 다리 등은 모기에게 물린 자국으로 가득하다. 방에 들어온 모기를 잡지 않고 잔 날엔 참사가 벌어진다. 그런 이유로 액체 전자 모기향을 두 개 샀다. 커버 범위를 읽고 사각을 만들기 싫어서 면적에 따라 하나씩 배치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조립하고 사용 중이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어떤 효과가 있다는 말은 찾기 힘들었다. 다만 마음의 위안이라도 얻을 수 있을 정도면 좋겠다. 근데 인체에 무해하다고 해놓고 밀폐된 공간에선 사용하지 말라니 조금 어폐가 아닌가.
투표소에선 이연복 셰프를 봤다. 오후 4시 반쯤 연희초등학교로 투표를 하러 갔었는데 스치듯 지나쳤다. 처음엔 누군지 잘 몰랐다. 투표 참관인인지 누군가가 "이연복 셰프님 나가셨어?"라며 투표장을 뛰쳐나와 그 사람인 줄 알았다. 가게만 동네에 있는지 알았더니 집도 연희동인가 보다. 어쨌든 나는 투표를 하려고 절차를 밟는데 앞뒤로 할아저씨와 할주머니쯤 되는 분이 서서 구시렁대는 통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나라가 이래도 투표는 해야지!" 라거나 "어디요? 어디에 서라는 말이에요?!" "뭐?"라는 등 볼륨 높은 소리를 질러댔다.
선물 받은 시계의 시간이 차츰 느려지는 경향이 보였다. 약을 갈아야겠다 싶어 매장에 맡겼는데 한 달쯤 걸린다는 대답을 받았다. 본사에 보내 검수를 받는다고. 단순히 약을 갈아주나 싶어 가져간 건데 일이 커졌다. 그리곤 '시간이 느려짐'이라고 메모하는 게 보였다. 덕분에 한 달 넘게 시계를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만 시계란 게 분초를 다툴 정도로 급한 물건은 아니라서 그리 언짢지 않았다. 그냥 어, 당황스럽네? 정도. 다음부턴 약을 갈 때 금은방 같은 곳에 가야겠다. 어쨌든 시계 하나가 더 있으니.
요즘 들어 사람들 간 다툼이 왜 발생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페미니즘이니 정치성향이니 해서 죽일 듯 쏘아붙이는 사람들을 온라인에서 많이 봤다. 단순히 의견이 다르단 이유로 한순간에 원수가 되는 현상이 이상했다. 하지만 이상한 만큼 또 드문 현상은 아니라서 가만히 지켜보니, 대체로 의견 자체의 차이 보단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다르다'는 건 꽤나 인정하기 힘든 부분인 건지 사람들은 즉각적인 피아식별에 들어갔다. 물론 이상하리만치 배타적인 집단이 자행하는 예외도 종종 발견하고 있다만.
스타벅스 프리퀀시를 2개만 더 모으면 돗자리를 받는다. 이벤트 음료와 일반 음료 하나씩 남았는데 오늘은 그중 한 자리를 채우기 위해 스벅에 갔다. 메뉴를 고민하다 이벤트부터 채우잔 생각에 신메뉴를 시켰다. 핑크자몽피지오란 건데 톡 쏘는 탄산에 자몽맛이 배어있었다. 근데 이게 웬일. 신메뉴라고 다 이벤트 음료는 아니었는지 일반 프리퀀시가 들어왔다. 게다가 예상치 않게 또 신메뉴라고 별은 3개나 줬다. 계획엔 어긋났지만 덕분에 무료 쿠폰이 하나 생겼다. 생일 쿠폰도 있으니 쿠폰만 지금 2개다. 카페 끊으려 하면 꼭 이런다.
뭔가 감정노동을 요구받는다는 느낌을 최근 받았다. 직장에서 상사에게 더 높은 상사가 얘기한 사항을 전달받다가 "프로텍터 씨 표정이 안 좋아서 못 시키겠다~"라는 말을 들었다. 문서 수정할 수 있냐고 묻길래 "만진 지 오래돼서 해봐야 알 것 같다"라고 답했는데 저런 말이 튀어나왔다. 내 딴엔 너무나 뜬금없는 말이라 의미 파악에 잠시 버퍼링이 걸렸다. 무표정으로 대답했다는 게 이유 같다. 주변에 물어보니 '뻣뻣하게 굴지 말라는 신호 같다'거나 '사회생활(?)을 요하는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왜 내 말에 꼬리 치지 않느냐는 말인가.
*(회사 규정이지만) 가뜩이나 의미 없는 '정장 차림'에 이해 안 되는 '감정노동' 요구와 '의미 없는 업무' 삼 박자가 겹치면서 이직욕이 솟구친다. 진짜다. 심지어 비전이나 지속성에도 의혹이 생기면서 불만이 솟구친다. 심기가 막.
- 6.13 지방선거날을 보내며.
→MBC 계약직 아나운서 문제에 대해 썼다가 글을 지웠다. 지금 와서 내가 문제의 잘잘못을 논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여전히 그들이 제기하는 문제에는 동의하기 힘들지만 직장을 잃은 사람들을 앞에 두고 '1,2,3이 잘못됐어' 따위를 지적하는 게 별로 인간적이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거나 지금 현실을 가장 날카롭게 느끼고 있을 사람들은 그들일 테니 말이다. 단지 망가지는 언론 생태 한가운데 있다가 이제와 '계약직'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나선 게 최선의 전략은 아닌 듯하다. 여로모로 공감을 얻기는 힘들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