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집사까지는 아니고. 서로 공생하는 관계정도.
요즘은 식집사를 칭하는 분들이 많던데
식집사라고 까지 하면 너무 갔고,
서로 공생하는 정도의 몇몇 식물 생명체와 함께 살고 있기는 하다.
다들 요 몇 년간 별 변화 없이 잘 지내주는 것 같더니만.
한 개체가 작년에는 눈에 띄게 키가 슬금슬금 자라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올해는 2월에 갑자기 연두색 잎을 여기저기에서 피어대고 있다.
저기요. 선생님.
아직 2월이에요.
아직 영하의 날씨거든요. 밖엔 눈도 오고. 날씨도 잔뜩 흐려요.
그러더니 3월을 며칠 앞두고는 아주 작은 꽃몽우리가 맺히기 시작하더니
오늘 세보니 한 열개 정도가 눈에 띄는 것이 아닌가.
바뀐 것이라고는 일정하게 일주일에 두 번쯤.
함께 나눠먹은 쌀밖에는 없는데..
나는 쌀. 그리고 선생님은 쌀 씻은 물이지만.
일정하게 가. 중요한 거였나....
그래서 그동안 그렇게 안 자랐던 거였나.....
물을 안 드렸었나....
그런 거였나요. 선생님.
그런데 키는 그만 자라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천장에 닿을까 무서워요.
더 무거워지시면 제가 감당이 안되잖아요.
하지만.
잘 자라주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