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마음을 키우고 있는 당신에게

말하지 않아도 닿을 수 있도록, 당신의 설렘을 응원하며

by 림미

어느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당신에게.


안녕하세요.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가 2주째 이어지고 있어요. 꽁꽁 언 세상이 풀릴 기미가 없나 싶다가도, 하루 이틀 불쑥 따뜻한 바람이 찾아오는 날이면 괜히 마음까지 녹는 것 같죠. 추위 속에서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그 온기가, 문득 당신이 편지에 써 보내주셨던 마음과 닮아 보였어요. 그래서 오늘 조금 늦었지만 답장을 꺼내 봅니다.


당신께서는 편지에 입사한 지 4개월 되니 회사에서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고 하셨어요. 24살의 두근거림, 상상만 해도 설레는데요. 건조한 회사생활에 시원한 물줄기를 만들어 준 그분은 어떤 모습으로 당신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을까요? 먼저, 두근거리는 사랑의 시작을 축하합니다.


사랑의 시작은 들뜨고 두근거림이 분명한데, 다른 사람에게 관심 있어하는 그를 보며 괴로움도 함께하겠죠. 하지만 옛말에 자주 보다 보면 정든다는 말이 있잖아요. 우리 이 말을 한번 믿어 봐요. 좋아하는 사람이 같은 회사 동료라는 건 아주 좋은 조건이에요. 게다가 당신과 꾸준히 연락하고, 자신의 고민을 당신에게 털어놓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이미 가능성이 있는 사이 아닐까요?


당신은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지 않고 옆에 있어도 될지 고민하셨는데요. 사실 저도 비슷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어요. 마음을 들킬까 봐 조심하면서도, 그 사람 옆에 있는 것만으로 하루가 달라지던 때 가요. 그때 저는 굳이 마음을 전부 말하지 않았어요. 대신, 그 사람 곁에서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려 했죠. 그게 결국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당신도 우선은 짝사랑하는 그와 조금 더 가까워지는 데 집중해 보자고요.


혹시 인지 부조화 이론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레온페스팅거가 말한 이론인데요. 자기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때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게 된다는 거예요. 이걸 짝사랑에 살짝 빌려와 볼 수 있어요. 그에게 조금 번거로운 부탁을 종종 해보는 거죠. 도와줄 수밖에 없었던 상대방은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려다 이렇게 생각하게 될 수 있어요. "내가 이렇게까지 해주는 건, 이 이 사람이 좀 특별해서 아닌가?"


그렇게 가까워지다가 한 발 더 나아가 보세요. 주말에 뭔가 함께 해보자고 제안하는 거예요. 이때 그냥 '이번 주 영화 볼래?' 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 새 편이 개봉했는데 전편보다 훨씬 재밌다더라. 너도 좋아할 것 같아서, 이번 주말 같이 보러 갈래?'처럼 이유화 함께 제안해 보세요. 또 하나, '영화 볼래, 아니면 스케이트 타러 갈래?'처럼 둘 중 하나를 고르게 하면, 상대방은 자신이 선택했다고 느끼면서 그 시간을 더 기대하게 된다고 해요.


이런 작은 시도들을 하면서 동시에 당신만의 매력도 함께 보여주자고요. 혹시 자신의 강점을 잘 알고 계시나요? 저는 한동안 제 강점이 뭔지 몰랐어요. 그러니까 사랑 앞에서도 자꾸 작아지더라고요. 어느 날 우연히 저의 강점을 곰곰이 떠올려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뒤로 달라졌어요. 상대 앞에서 위축되기보다 제가 잘하는 것, 제가 좋아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게 됐거든요. 당신도 자신의 좋은 점을 한번 찬찬히 들여다보세요. 그게 사랑 앞에서 가장 든든한 무기가 되어줄 거예요.


이 편지를 쓰면서 책의 한 구절이 자꾸 떠올랐어요. 사랑이라는 감정이 우리 안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이 글이 참 잘 말해주는 것 같아서 나눠봅니다.


'나'보다 '너'를 연민하는 마음, '나'보다 '너'가 마음이 아프거나 상처 입을 것을 먼저 걱정하는 마음.'너'가 '나'의 마음에 보답해 주지 못한다 해도 기꺼이 먼저 '나'를 내어주는 마음. '나'의 가혹함을 덜어내고 '너'의 취약함과 불완전함을 끌어안는 마음. 아마도 이러한 마음들이 다름 아닌 사랑의 감정일 것이다. 그것들은 우리 안에 존재하는 선하고 아름다운 부분을 이끌어 내준다. 참 고맙고 다정하다.

[가만히 부르는 이름 중에서]


어떤 날은 그 사람 덕분에 웃는 날이 있을 거고, 또 어떤 날은 그 사람 때문에 눈물 흘리는 날도 있을 거예요. 그 다양한 감정 모두가 당신이 그를 향해 품고 있는 사랑의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당신이 그의 마음에 닿기 위해 해온 순수한 노력들은 정말 아름답다는 사실, 이건 꼭 기억하세요.


저는 당신의 용기를 언제나 응원하고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