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순간의 사랑에게
안녕하세요. 겨울의 끝자락, 봄이 슬며시 다가오는 길목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아직 바람은 차갑지만, 어느 순간 햇살이 조금 길어진 오후를 발견하면서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느끼고 있어요. 당신이 있는 이 계절은 어떤 모습인가요?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면 찬 바람 속에서도 따뜻한 봄이 이미 와 있을 것 같아요.
당신은 봄날의 햇살을 닮은 그녀에게 깊이 빠져 버렸다며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읽기만 해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편지였어요. 짧은 글이지만 잊고 있었던 사랑의 두근거림을 느끼게 해 준 당신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어 이렇게 답장을 써요. 다시 한번 당신의 편지를 읽어 보니 그 속에는 사랑의 설렘과 행복한 시간이 끝났을 때의 걱정도 함께 있더라고요. 제가 당신의 편지를 온전히 이해했는지 모르겠네요.
사랑은 우리의 많은 것을 바꿔 놓는 것 같아요.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을 보여주죠. 사랑을 시작할 때 설렘으로 생기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 계속 되는 시기가 있어요. 지금 당신이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요. 마치 화사한 봄, 벚꽃잎들이 흐드러지게 떨어지는 그 순간과 같이 가장 화려한 때가 아닐까요? 당신은 이 시간이 감사하고 소중해서 움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어쩌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보셨어요. 당신도 저도 그 시간이 영원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죠.
정답을 이미 알고 계신 당신에게 저는 '오늘'을 기억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할머니는 매일 오늘 상회에 갑니다.
눈을 감고 바람을 느끼고
오늘 피어난 꽃과 오늘 더 자란 풀 향기를 맡으며 새로운 오늘을 느낍니다."
- 그림책 [오늘 상회] 중에서
앞으로의 걱정보다 연인과 함께한 오늘을 깊게 느끼면서 단단한 사랑을 만들어 가셨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 연애를 시작하던 가슴 두근거리는 설렘 대신 다른 감정이 자리할 수 있어요. 아마 편안함, 안락함, 따뜻함 등이 될 수 있겠네요. 그렇게 사랑은 계속 변해가면서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거예요. 처음과 같은 감정이 아니라 연인과의 관계가 혹은 내 마음이 변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죠. 저도 예전에 그랬거든요. 편해진 그와 다시 설렘을 느낄 수 있을까? 하고요. 가끔 비슷한 감정을 느끼곤 했지만 그래도 연인과의 사이에 기본값은 안전하고 따뜻함이더라고요. 우린 이렇게 여러 가지 모양의 사랑을 만들어 나가는 것 같아요.
이미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당신 커플이 만들 사랑의 모양이 궁금해요. 그게 어떤 모습이든 당신의 오늘이 내일의 단단한 사랑이 되길 바라며 여기서 두 분을 응원하고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