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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가희 Jun 10. 2022

 「우리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세요」

사회복지사의 서재 독서 기록

저자는 책이 갑자기 우리 지구를 변화시키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아이들의 마음이 누군가를 더 인간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종이와 잉크를 낭비하는 일은 아닐 거라고 했다.


세계 어린이가 환경 문제에 대해 인식을 하고, 자연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지녔다는 데 있어 감동했다. 이 책도 나무를 베어 만들었을 텐데 많은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책으로 만날 수 있게 해준 나무에 고맙다.​


편리함을 경험한 어른은 "나 하나 바뀐다고 달라질 건 없다"고 말한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하던 때에 선생님을 따라 실천하는 어린이를 보고 "이런다고 달라지지 않아"라고 말했다는 걸 전해 들은 적이 있다. 순간 우리 삶에 큰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더라도 분명 나 하나로도 변한다고 굳게 믿는다. 우리는 모르겠지만, 자연에 살아가는 동식물은 먼저 느낄 거라는 걸. 선한 영향을 주는 어른을 따라 희망을 품는 어린이를 보니 앞으로도 기운 내서 실천해야겠다. 당장은 내 차례겠지만, 다음은 나를 보고 자란 어린이일 테니.


불필요한 쓰레기를 만드는 산업 중에 하나가 패스트패션이다. 과공급이 얼마나 많은 자원 낭비와 살생을 하는지 알고 난 후론 구제 옷을 사 입고, 인조 제품인지 확인한다. 윤기를 잃지 않게 하기 위해 살아 있는 채로 동물 가죽을 뜯어 만드는 명품이 진짜 명품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탈조선, 헬조선이라는 말이 오르락내리락했지만, 대한민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선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다며 떠들썩할 때에도 세계 곳곳에선 전쟁과 가난으로 인해 병에 걸리고, 굶주리는 사람이 있다. 눈앞에 보이지 않아서 관심을 두지 않는 거고, 알고 싶지 않은 거다.

봉사활동으로 기아 체험을 한 적이 있다. 두 번이나 그것도 한여름과 한겨울에. 빈민국에서 물을 길으러 가는 과정을 경험하기 위해 약 1km를 걸었을 때가 돼서야 작은 물 하나를 주고, 기간 동안 끼니라고는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는 옥수수죽을 먹었다. 봉사 시간만 받으러 온 사람들은 야유했고, 화장실에서 몰래 음식을 먹거나 중도에 도망쳤다. 내 몸이 힘든 것보다 감각을 느끼고 싶었다. 기아 체험이 끝나고 문밖을 나서면 주변에 음식점이 있고, 먹고 싶은 걸 사 먹을 수 있으니까. 빈민국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인종차별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몇몇 나라가 있지만, 한국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한다. 인종 문제라고 단정하기엔 어떤 나라나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다. 무시당하는 걸 무엇보다 싫어하면서 각종 이유를 붙여대며 차별하는 건 모순이다.


나와 다른 것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는 감정은 인간 본성일 수 있다. 다수의 비장애인이 겪어보지 못한 장애를 이해하려면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장애인과 다른 장애인에 대한 차별 더해서 어린 장애아에 대한 차별과 무관심. 인식 개선이 우선일까, 제도 개선이 우선일까. 아무튼, 우린 누구나 장애를 가질 수 있다.


가정폭력에 노출된 아이의 아버지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마음에 먹먹함을 느꼈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아이는 힘이 없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아버지도 가정폭력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몰래 술병을 찾아 버리는 거라니. 이 순간에도 가정폭력 속에서 살아남기를 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을텐데 지켜줘야할 의무를 가진 어른으로서 마음이 무겁다. ​


먹고 사는데 급해 문화생활을 우선에 두지 않는 삶을 살아 가는 사람이 많다. 문화생활에도 돈이 필요하고,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렇지만, 많은 이가 가능한한 많은 문화 경험을 하길 바란다. 박물관과 같은 무료 전시라도. AIMEE중학교 학생처럼 문화 공간에 가서 꿈같은 일을 꿈꾸면 좋겠다. 학생일 적을 잊는 채로 학생과 어울리려고 하다니. 우리가 모든 걸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다는 말 새겨야겠다.

아이러니하게도 가끔은 길에서 생활하는 동물이 행복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인간 품에 왔지만, 사랑받지 못하고 구속된 동물을 보면 아프다. 사람이 좋아서 사람을 위해 살다 죽는 삶. 자기만을 위해 살기엔 이미 손을 타버려서 도망치지도 못하는 그런 삶. 생명을 책임지는데 가벼울리가 있나. 정말 잘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나는 우리집 반려견을 너무 사랑하지만, 아무에게나 사랑스러운 강아지를 집에 들이라고 하지 않는다. ​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건 너무나 잘 알지만, 기회를 만들어주는 돈에 수시로 유혹된다. 돈은 가질수록 갖고 싶고, 부족하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마음. 마음을 지켜야지.

광고의 역할이 좋아 보이게 하고, 사고 싶게 하는 거라지만 한강이 보이는 큰 집, 모든 게 다 갖춰진 듯한 생활이 드러나는 광고가 많아지면서 현실과 거리감을 느끼는 때가 있다.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광고 혹은 정말 알아야 하는데 우리가 모르는 생활을 보여주는 광고가 많아지면 좋겠다.


⭐️ 73쪽, 그런데 넌 어떤 사람이야?

어린이의 순수한 질문이 이렇게 어렵다. 어떤 사람이라고 말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하기 어렵다.

⭐️ 86쪽, 내 자신에게 묻고 싶어. 미래의 나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지 말이야.

연간 퀘스트와 같은 질문이다. 오늘도 잘 살았는지. 내일은 어떻게 살고 싶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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