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내 발걸음을 돌이킨 하나님의 의도

"아빠, 엄마! 정말 꼭 가야해요?"

by 임래청

내 발걸음을 돌이킨 하나님의 인도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시편 126:5-6)


새벽, 잠 못 이루는 밤을 뒤척이다 잠깐 눈을 붙였다. 꿈속에서 아프리카 케냐의 킬리만자로가 보였다. 10여 년 동안 눈물로 기도했던 곳은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였는데, 주님은 나를 지금 캄보디아로 보내셨다.

비몽사몽 간에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마을 아이들이 보였고, 이제 다시 갈 수 없다는 사실에 소스라쳐 놀라 새벽잠에서 눈을 떴다. 거의 뜬 눈으로 보낸 밤, 20년 동안 40개국을 다니며 사역했던 지난 일들을 밤새도록 나는 되새겼고, 그 기억들이 내 마음속에 그림처럼 춤을 추었다.

20240130_065703.jpg 앙코르 와트의 일출


"아빠, 엄마! 정말 지금 꼭 캄보디아로 가야 해요?" 작은딸 진주가 다시 한번 물었다. 따뜻한 커피잔을 입에 가져다 대는 진주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였다. "한국에서 목회하면 안 돼요?" 진주의 마지막 말은 우리의 마음을 깊이 흔들었다.


"너희도 잘 알지 않니. 아빠, 엄마도 이제 나이가 많아서 솔직히 가는 것이 두렵고 망설여져. 하지만 주님이 이렇게 가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는데, 내 의지로는 더 이상 머뭇거릴 수가 없단다."

진수와 진주 두 딸은 더 말이 없었다. 어릴 적 여름이면 친구들과 송사리와 붕어를 잡고 놀던 한강은 말없이 더욱 차가운 빛을 반짝이며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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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제 그 위에서 웃고,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뛰어놀지만, 나는 그 웃음 뒤에 가려진 시간을 보려고 애썼다. 내가 이곳에 온 것은 그저 관광객처럼 아름다운 유적을 보러 온 것이 아니다. 나는 오직 이 땅의 슬픔을 함께 느끼고, 그 슬픔 속에서 피어나는 작은 희망을 찾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다. 절망 속에서도 미소를 머금고 살아가는 크메르 민족의 그림자 위에 서 있는 것이다. 붉은 흙을 흩날리는 바람 속에, 비틀거리며 피어난 작은 들꽃 하나가 내게 조용히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진수랑 진주가 아빠, 엄마 사랑해요” 하면서 눈시울을 적셨다. 나와 아내는 마지막 사명을 위해 "킬링필드에 다시 피고 있는 야생화"의 곁으로 가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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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