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쓰레기통 뒤지는 아이들

모든 걸 잃어 얻은 부유함

by 임래청
아이들의 삶은 '잃음' 그 자체였다.

캄보디아 길거리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쓰레기통을 뒤지며 돈을 버는 아이들을 종종 만난다. 뙤약볕 아래, 코를 찌르는 악취와 파리 떼가 들끓는 쓰레기 더미 속에서 아이들은 검게 그을린 손으로 무언가를 부지런히 찾아 헤맨다. 자전거 뒤에 양쪽으로 큰 마대 주머니를 만들어 고철, 종이류, 플라스틱 물병을 모아서 어디론가 가져간다. 아마 고물상으로 가져가서 팔 것이다.

남자는 주로 어린 학생들이고 여자는 주부다. 살기가 힘든 환경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사람들이다. 부모들이 있는지 모르지만, 학교와 집, 기본적인 안전마저 잃은 채 거리를 헤매는 아이들의 삶은 '잃음' 그 자체였다. 나는 그 앞에서 당장 그들의 환경을 바꿔줄 수 없다는 무력감에 빠져들었다.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기분이었다.

스크린샷 2026-01-27 182421.png 쓰레기 통을 뒤지며 돈을 버는 아이들

그러나 놀랍게도 그들은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들의 마음은 여전히 밝았다. 흙바닥에 앉아 한쪽 눈이 빠지고 솜이 터져버린 낡은 인형을 서로에게 기꺼이 건네며 천진난만하게 웃었고, 굶주림 속에서도 가족을 위해 끈질기게 삶을 붙들었다.


"로어(좋아요)!"라고 외치며 서로를 챙기는 그 환한 미소 앞에서, 세상이 그들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았지만, 서로를 향한 사랑과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의지는 결코 빼앗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그들을 보며 부끄러워졌다. 한국에서 좋은 직장과 편안한 집을 가졌던 시절, 남부러울 것 없는 환경 속에서도 나의 마음은 늘 더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불안과 알 수 없는 공허로 가득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고통의 끝자락에서 주님 안에서 참된 평안과 기쁨을 누리기를 소망한다. 그들은 손에 잡히는 모든 물질적인 것을 잃었지만, 동시에 가장 귀한 소유인 하나님을 마음속에 가진 자들이 되었으면 좋으련만 대부분 글자를 모른다. 그래서 전도지를 주어도 무엇인지 모른다.


진정한 부유함이 어디에서 오는지 가르쳐준 진정한 스승이었다.

오늘도 센터 앞을 지나는 쓰레기를 뒤지는 아이들 세 명이 흙먼지 묻은 손에 든 빈 병이 마치 금덩이라도 되는 양 소중히 품에 안았다. 그리고는 "아꾼(감사합니다)!"이라며 수줍게 인사하고 깔깔거리며 나를 뒤돌아보며 멀어져 갔다.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생수를 사 먹기 때문에 빈 플라스틱병(페트병)이 많이 나오는데, 빈 병을 내놓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아픔이 교차한다. 언제쯤 어린 학생들이 쓰레기통을 뒤지지 않고 마음껏 책을 펼치는 날이 올지, 막막함과 기도의 제목이 뒤섞인다.

스크린샷 2026-01-27 182758.png 교복을 입은 체 기념품을 팔고 있는 초등학생들

사실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러 왔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들은 내게 '가장 귀한 소유'가 무엇인지, 진정한 부유함이 어디에서 오는지 가르쳐준 진정한 스승이었다. 모든 것을 잃었기에, 그들은 역설적으로 모든 것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고난 속에서 꽃핀 영적인 부유함이야말로, 이 척박한 땅 캄보디아에 주님이 심으신 가장 확실한 희망의 씨앗임을 믿는다.




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