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Canada
카타르 월드컵 조별 예선 1차전. 이번 월드컵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잡았다. 경기가 끝난 후 사우디 축구팬들은 열광을 했고, 사우디 국왕은 국경일로 선포하면서 나라 전체가 승리를 즐겼다. 외신들과 인터뷰했던 사우디 팬들은 하나같이 같은 말을 뱉었다.
Where is Messi? (메시 어딨어?)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이 싱겁게 끝나나 싶었다. 하지만 메시는 메시였다. 연이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메시는 팀을 결승으로 올려놓았다. 메시에게 월드컵은 자신의 커리어에서 마지막 퍼즐 같은 존재. 2014 남아공 월드컵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독일에게 우승컵을 넘겨줘야 했다. 가슴 아픈 패배 후 라커룸으로 들어가던 메시는 월드컵 트로피를 바라봤다. 메시의 표정은 허탈함 그 자체였다. 2014 남아공 월드컵 트로피는 그의 것이 아니었다. 그냥 지나쳐야만 했다. 하지만 오늘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메시의 월드컵 라스트 댄스. 이번에도 월드컵 트로피에 끝내 닿지 못한다면 메시의 실패 기록이 될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70분까지 2:0으로 리드했다. 득점뿐만이 아니라 경기 자체를 주도했다. 이렇다 할 슈팅도 없었던 프랑스. 메시의 커리어의 퍼즐이 쉽게 완성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조금씩 흐름을 가져온 프랑스는 결국 페널티킥을 만들어냈다. 깔끔하게 성공시킨 음바페는 2분 안에 벼락같은 동점골을 넣었다. 메시는 허탈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경기는 연장까지 갔다. 메시는 연장에서 골을 넣었지만, 연장 막판 페널티킥 실점을 하며 경기는 다시 동점. 승부차기 끝에 월드컵 트로피는 아르헨티나에게 돌아갔다.
메시는 자신의 우승 커리어를 완성시켰다. 스페인 라리가 우승, 프랑스 리그앙 우승, UEAF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굵직한 대회 챔피언 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리오넬 메시. 그는 월드컵 트로피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2014년 월드컵 결승전 패배 후 국가대표 은퇴 선언까지 했던 메시. 단 한 번일 때 중요해지는 것은 기다리는 일이었다. 8년 기다림 끝에 그는 월드컵 트로피를 더 이상 지나치지 않아도 되었고, 마침내 들어 올렸다.
축구계에 유명한 논란이 있다. 메시 or 호날두 두 선수 중 누가 최고의 선수인가? 하지만 이 질문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이제는 당연히 메시이기 때문이다. 특히 호날두는 최근 소속팀에서 보여준 모습은 프로 선수의 모습이 아니었다. 호날두가 보여준 커리어와 기록들은 분명히 굉장한 선수임에는 틀림없지만 최근의 보여주는 모습은 스스로 가치를 떨어트리고 있다. 여러모로 역대 최고의 선수는 리오넬 메시가 되었다.
메시가 그토록 우승컵을 바랐던 다른 이유가 있다. 그에게 항상 따라오는 꼬리표 같은 질문. 같은 국적의 선배 마라도나와의 비교이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메시보다 마라도나가 위라고 평가했었다. 메시는 유럽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고, 마라도나처럼 월드컵 우승을 하지 못했다. 한 때 국가대표의 메시는 바르셀로나의 메시만큼 영향력이 없었다.
아르헨티나 국민과 언론은 그를 끊임없이 마라도나와 비교했다. 결국 국가대표 경기를 앞두고 구토하는 모습까지 보였던 메시. 그가 내뱉은 것은 단순한 구토물이 아닌 부담감이었다.
하지만 이 논란도 끝났다. 메시는 결과로 보여줌으로써 자신에게 던져진 의심과 물음표에 대해 스스로 증명해냈다. 하늘의 계신 디에고 마라도나도 웃으며 메시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마라도나가 없는 첫 번째 월드컵에서 메시는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증명해냈다.
역대 최고의 축구 선수는 리오넬 메시다. 월드컵 초반에 던져진 물음표 하나. Where is Messi? 그는 그 질문에 답을 오늘에서야 했다. 카타르 왕족만 착용할 수 있는 '비시트'를 입으며 카타르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우리를 바라보며 자신의 위치를 보여줬다. 그 순간, 세상의 모든 시간이 그의 것처럼 보였다.
메시는 그에게 달려있던 논란, 물음표 대해 말이 아닌 결과로 상쇄시켰다. 메시는 축구의 왕이 되었고, 한동안 아니 어쩌면 영원히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축구선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