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5월엔 정원 잔디를 깎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생물학자들이 영국의 식물 다양성을 위해 각 가정에 5월엔 잔디를 깎지 말아 달라고 호소한 글을 읽었다고 했다. 잔디밭에 같이 자라는 각종 야생풀들이 꽃피우고 씨를 맺어 여기저기 날아가 싹을 틔워 다양한 식물들이 자랄 수 있게 하자는 취지라고 한다. 영국의 날씨는 비가 오다 맑았다를 반복한다. 그래서 잔디는 이맘때면 쑥쑥 자란다. 벌써 풀밭으로 변한 정원에서 평소 같으면 꽃 한번 피우지도 못하고 잔디 깎기 칼날에 무참히 베어나갔을 다양한 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꽃들 보면서 5월 풀이 무성한 정원을 견뎌보려 한다.
가브리엘포레시칠리안by핀카스주커만
딸아이 연주곡레퍼토리 중에 하나이며 나와 남편이 참 좋아하는 곡인 시칠리안. 선율이 참 아름답다. 봄바람에 흔들리는 정원의 야생화, 새들의 지저귐과 참 잘 어우러지는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