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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Jun 28. 2023

메이와 문어인형 2

메이와 두 번째 만남

오늘은 메이의 생물학 시험이다.

9시가 다 되어가는데 메이가 오질 않는다.

매니저에게 문자를 보냈다.

찾아보겠다고 한다.

10분이 지나도 오질 않는다.

그러다 20분이 다 되어서 메이가 나타났다.

아무도 바뀐 장소를 사전에 알려주지 않아 헤맸다고 했다.

나는 날이 더워 조금 더 쾌적한 곳으로 배정을 하느라고 그런 착오가 있었던 모양이라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 문어인형에게도 인사를 했다.

그러자 메이가 갑자기 다시 설명을 하려고 한다.

'내가 ADHD가 심해요. 그래서 이 문어인형이 없으면....'

'아니야 메이, 설명하려 들지 않아도 돼. 문제없어. 다 괜찮아. 그리고 이 문어인형 자꾸 생각나더라. 아주 귀여워.'

바로 메이의 얼굴이 환해졌다.

책상에 시험지와, 필기구 그리고 노트북까지 좁아 보여서 방에 있는 작은 스툴을 가져다가 메이 옆에 놓고 그 위에 문어인형을 올려주었다.

이렇게 오늘 메이의 시험에는 두 명이 감독관이 메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메이는 오늘 불안해하지도 않고 바로바로 나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했고, 창밖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시험에 매우 집중했다. 시험시간은 두 시간, 거기에 25% 추가시간이 주어져서 총 2시간 30분이 걸렸다. 시험 종료를 알렸고 마무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문어인형을 집어 들고 뽀뽀를 한다. 그리고는 나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넸다.

'저한테 두 번이나 감독을 해주셔서 고마워요. 안녕히 계세요'

'그래. 고마워. 너도 잘 지내고 앞으로 행운이 함께하길 바랄게'


조금이나마 나의 행동과 말이 메이에게 편안함과 힘을 주었기를 바라본다. A-Level 시험결과로 대학을 갈지 아니면 쉬었다가 무엇을 할지 결정할 것이다. 팔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상처들이 잘 아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불안한 메이의 인생도 평안해 길......


[메이와 문어인형 첫 글]

https://brunch.co.kr/@limsoopool/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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