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너무도 핫한 한국!

by Jin

오징어게임 2가 넷플릭스에 방영되면서 학교에서 부쩍 아이들의 질문이 많아졌다.

- 선생님, 진짜 한국사람 맞아요? 한국어 할 줄 알아요?

- 선생님, 오징어게임 봤어요? 정말 재미있는데...

- 저희는 영어 더빙으로 안 봐요. 입모양이 하나도 안 맞아서 한국어 들으면서 자막 봐요.

- 공기가 하고 싶어 종이로 만들어 봤는데 잘 안 돼요.

- 아~ 김치볶음밥 먹고 싶다.

- 저희 그냥 듣게 아무 한국어 좀 해주면 안 돼요?

- 저희 한국사람처럼 젓가락질하고 싶은데 어떻게 연습해요?

- 한국 편의점에 가고 싶어요. 그거 아세요? 한국 편의점에 가면 얼음사서 막 음료랑 섞어 마실 수 있게 되어있다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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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분량의 과제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보기 위해 교실을 돌아다니는데 내가 옆에 지나가면 이렇게 수도 없이 질문을 한다.


지난주 한국어 동아리에서 조금씩 한국어를 읽기 시작한 8학년(12~13살) 샬롯, 엘씨, 미사에게 아주 간단한 동화책을 주면서 다음 시간에 다 읽을 수 있게 준비해 오면 공기 다섯 알 주겠다고 했더니 얼굴이 활짝 펴지며 정말 열심히 준비해 오겠다고 다짐을 하고 갔다.


옛날 작은 돌들을 주워 마당에 펼쳐놓고 엄마와 공기 하던 추억이 있어 두 딸아이와 하려고 한 박스 사놓은 공기가 영국에서 이렇게 인기 품목이 될 줄을 꿈에도 몰랐다.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쿨한 나라이기만 한 한국이다.


며칠 전 자선행사의 일환으로 학교 모든 학생들과 직원들은 후드티를 입고 학교에 왔다. 나도 후드티와 청바지 그리고 운동화를 신고 출근했다. 학교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70세 가까이 된 시험감독관 리처드가 반감움에 놀라며 한마디 한다.

"너 그 복장 그대로 너희 헌법재판소 쳐들어간 훌리건들과 조인해도 되겠다!"

"뉴스 봤구나!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한국에 벌어지고 있어" 내가 말했다.

"뭐, 미국을 봐. 그냥 미쳐 날뛰는 세상이 되어버렸어!"리처드가 말했다.


매일 정장 스타일 옷을 입는 모습만 보다가 나의 너무 다른 복장에 바로 터져 나온 리처드의 말이었다. 한국에 대한 환상에 빠져있는 학생들의 말만 듣다가 리처드의 그 한마디가 아프게 다가오기보단 반가운 마음도 있었다. 그래 한국은 지금 그런 나라야. 하지만 한국은 또 극복하고 더 나은 나라로 나아갈 거야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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