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Ms!

by Jin

오늘 출근해서 교실로 이동하기 위해 복도를 지나는데 한 학생이 hello Ms! 라며 가던 길을 멈추고 고개를 푹 숙이며 인사를 했다. 그 순간은 워낙 아이들이 인사를 하니 그러려니 하다가 갑자기 그 아이의 조용히 고개 숙인 동작이 걸음을 멈추게 했다. 그래서 뒤 돌아보니 최고학년인 11학년의 사만다라는 학생이었다. 평소에 나와 대화를 주고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리고 워낙 조용한 학생이라 있는 듯 없는 듯 한 학생이다.


마지막 수업시간에 말썽 부린 학생들 벌점을 주느라고 교실에 잠깐 남아있었더니, 그 교실이 마침 사만다반의 교실로 짐을 챙기러 들어온 사만다가 보였다. 그래서 나는 아까는 어떻게 나에게 그렇게 인사를 한 거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평소에 한국드라마를 엄마와 같이 많이 보는데 거기서 배우고 익힌 거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너처럼 완벽하게 한국사람처럼 인사하는 학생은 본 적이 없다고 하니 바로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다시 한번 한다.


이제 복도에서 종종 안녕하세요! 선생님! 안녕! 이란 말을 듣는다.

그리고 10학년 아이들은 마침 역사시간에 한국전쟁에 대해 배웠다고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한국이 아득히 먼 나라가 아닌 것은 확실히다.


오늘 동아리시간엔 한국관광공사 영국지사에 전화와 이메일로 요청한 한국 관련 자료들을 받아 아이들에게 나눠주며 잠시나마 한국여행을 같이 하는 기분을 만끽했다.


그리고 나머지 자료들은 한 부씩 우리 학교 도서관에 배치하여 여러 학생들이 읽도록 해두었다. 영국학교 도서관에 한국 관련 여행, facts, 음식, DMZ 등등에 대한 자료가 배치된 곳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아 나름 뿌듯했다.

한국관광공사 영국지사에서 보내온 자료(여러 부수를 보내줘서 아이들과 나누고도 남았다)


그리고 지난주에 열심히 한글을 익혀서 상으로 공기 다섯 알씩 건네받은 엘씨, 미사, 샬롯과 바닥에 주저앉아 공기한판도 벌였다. 그리고 나태주 시인의 시 한 편을 골라 모두 읽어오라고 숙제를 내주었다. 다음 주 과연 시인의 시를 어느 정도 아이들이 읽어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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