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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Jul 12. 2023

Cover Supervisor 수업지도교사

커버 슈퍼바이저(담당 교사 대신 수업지도 사람): 학교에서는 커버교사로 불린다.

영국의 중고등학교에는 보통 학생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커버교사를 두세 명 정도 고용한다. 교사들이 개인적인 사정이나 학교의 행사로 수업을 못할 때를 대비해 교사가 미리 해야 할 수업내용을 세팅해 놓은 대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수행해 나갈 수 있게 지도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 학생들에게 아래 링크로 들어가 본인이 맘에 드는 뉴스 한 꼭지를 선택해서 읽게 하세요.(10분)

- 읽은 뉴스 요약하고 중요한 단어들을 정리하게 하세요(25분)

- 정리한 내용을 학생들과 서로 발표하게 하세요(25분)


그럼 커버교사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학생들에게 그대로 안내하고 지도하면 된다.


커버교사가 되기 위해 특별히 이수해야 하는 과정이나 교육은 없다. 기본적인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과 학교에 근무하기 적합한지가 면접에 의해 결정되어 통과되면 취업이 되는 것이다. 단, 영국은 학력보다는 경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꼭 교사가 아니더라도 또 유급이든 무급이든 상관없이 근무한 경력이 있으면 훨씬 유리하다. 


수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할 필요 없이 결근한 교사가 미리 셋업 한 학생들 지도 지침에 따라 한 시간 학생들을 지도만 하면 되는 비교적 부담이 적은 일이다. 그리고 학생들과 같은 스케줄로 움직인다. 아침 8시 30분에 시작해서 오후 3시 반에 일이 끝난다. 연 13주 정도의 방학이 주어진다. 


그러나, 학생들이 커버교사가 들어오면 주의가 산만하고 소란을 피울 수 있다.  늘 반복되는 일이면서 급여가 높지 않은 편( 연봉은 약 2500만 원에서 2800만 원 정도)이라 보통 1년 정도 일을 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학교마다 커버교사 구인광고를 자주 내는 편이다.


지난주에 학교에서 9월부터 시작하는 파트타임(월~수) 커버교사 구인광고가 떴다. 커버 매니저가 나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구인광고 났으니 지원해보고 싶으면 해 보라고. 그래서 지원을 했고 오늘 인터뷰가 있다고 해서 학교에 갔더니 교장 및 주임급 교사와의 인터뷰 말고도 주임급 교사들 참관하에 25분 커버수업 지도를 해야 했고, writing 과제도 주어졌다. 두 시간가량에 걸친 면접 및 테스트가 끝나고 집에서 연락을 기다리는데 저녁 5시 즈음 교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네가 우리가 정한 첫 번째 합격자인데 같이 일해보겠니? 네가 yes 하면 9월부터 같이 일하게 될 거야'

너무나 기뻐서 고맙다는 말만 몇 번 되풀이한 것 같다. 교장은 이게 그렇게도 엄청 기쁜 일일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40대 후반의 경단녀(6년)인 나에게 본국도 아닌 타국에서 현지인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면접에 합격해서 일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뻐할 일이다. 


9월부터 이제 감독관일 대신 학교에서 커버수업을 하게 되었다. 커버수업 공강이 있을 때는 학교 사무실 등에 일손이 필요한 곳에 가서 행정일을 도와줘야 한다. 그리고 현장학습 인솔 인원이 부족할 때는 현장학습 지도도 따라나갈 수 있다. 


아이들과 남편과 함께 방학을 같이 보낼 수 있는 점, 

일주일에 3일 일하고 4일은 쉴 수 있다는 점,

적지만 고정된 수입이 생긴다는 점, 

작은아이와 출퇴근을 같이 할 수 있다는 점, 

가끔 학교에서 작은아이를 볼 수 있다는 점 등 나에게는 더없이 적합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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