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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May 11. 2023

수업 시작 5분 안에 출석체크!!!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시간표가

08:45 오전 출석체크 및 반별 담임 수업

09:00-10:00 1교시

10:05-11:05 2교시

11:05~11:25 break

 * 학생들은 간식타임, 교사들은 휴게실에 준비된 커피와 티를 마시면 잠깐 쉬어가는 시간

11:25~12:25 3교시

11:30-13:30 4교시

1:30~2:25 점심시간

2:25~2:30 반별 오후 출석체크

2:30~3:30 5교시


학교는 전 학년 크롬북 수업을 한다. 입학 전 학교를 통해 크롬북을 주문해서 개학날 학생들에게 배포된다.

네트워크 사무실에 직원이 세명이나 근무한다. 


교사들도 모두 노트북을 들고 다닌다. 나처럼 가끔 커버 수업을 나가는 경우는 출근과 동시에 네트워크 사무실에 가서 노트북 하나를 받아와야 한다. 수업이 시작되면 5분 안에 출석체크를 완료해서 제출 버튼을 눌러야 한다. 만약 출석 체크 완료가 5분 안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시스템에서 교사의 이메일로 출석체크 빨리 하라고 경고 메일이 온다.


학생이 이전 수업시간에 출석체크가 되어 있는데 내가 들어간 수업에 나타나지 않았으면 alert(경계)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 그러면 사무실에서는 이 학생의 행방을 찾는다. 만약 학생이 학교에서 중간에 없어졌다면 무슨 일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안전보호(safeguarding를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영국의 학교에서는 출석체크를 시간마다 제대로 하는 일이 수업자체보다 중요하다.


최근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수업시간에 수업에 들어가지 않고 화장실에 가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있었다. 이 일로 학교는 safeguarding에 문제가 제기되어 교장이 정직되기도 했다.


만약 노트북에 문제가 생겨 학생들의 출석을 확인하고 제출할 수 없는 경우는 가능한 한 빨리 학생들에게 종이를 돌려 이름을 다 적어나가게 한 뒤 학생 한 명을 지정해서 사무실에 다녀오라고 지시한다.


영국의 중고등학교는 학생들이 교시가 바뀔 때마다 가방을 메고 수업교실을 찾아다닌다. 우리나라 대학교와 같은 시스템이다. 수업마다 과목 선생님이 좌석배치를 한다. 아무 데나 앉게 할 경우 끼리끼리 수업 분위기를 흐릴 수 있어서 좌석배치를 하고 그것을 시스템에 올려놓는다. 출석을 부르기 전에 스크린에 학생들의 좌석 배치도를 띄워둔다. 커버 교사들 수업에 학생들은 맘대로 아무 데나 앉을 수 있다.


한번 딸아이 수업에 들어갔었는데 한 테이블이 내내 시끄럽고 집중하지 못했었다. 속으로 '저 아이들이 주로 반 분위기를 흐리는 애들이구나'라고 생각하고 말았는데 집에 와서 딸아이가 그런다.


엄마, 그 오늘 우리 반 시끄러운 테이블 있잖아, 거기 한 명이 원래 우리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데 엄마가 모를 거라고 자리 옮겨 앉은 거야! 얄미워죽겠어 아주!


아~ 그런 거구나. 그래서 이젠 무조건 출석 부르기 전에 좌석배치도를 스크린에 띄우고, 좌석배치도대로 앉으라고 다시 한번 주의를 준다.


출석을 부를 때 가장 힘든 것은 아이들의 이름이다. 한국어, 중국어는 글자마다 정해진 발음이 있어서 좋은데 영어 알파벳은 유럽의 대부분 나라에서 사용하면서 달리 발음하는 경우가 많고, 영국만 해도 웨일스,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의 발음이 알파벳 그대로의 발음대로 읽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름을 호명했을 때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내가 이름을 잘못 읽은 것이다. 그럼 어떻게 불러야 하냐고 물어보고 수정해서 불러주려 한다. 여자 학교이다 보니 가끔 잘못 부른 이름에 빈정상해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래서 특이하게 읽히는 이름의 경우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출석하나 부르는데도 영국에선 이렇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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