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에 매니저가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며 출근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면 공식 시험이 시작된다. 11학년 학생들은 중등검정시험인 GCSE, 식스폼 학생들은 대학 입학시험인 GCE-A level시험이 6월 말까지 치러진다. 금요일까지는 시험장소 곳곳마다 세팅이 완료되어야 한다.
강당 (150명 정도 수용)
책상과 의자를 배열하는 것은 site manager가 하고,
플립차트 (워낙 큰 장소이다 보니 앞뒤에 하나씩 두고 시험과목과 시작 및 종료 시간 게시) 두 개 배치
감독관 자리에 시험에 필요한 지침 및 준비물(연필, 펜, 지우개, 자, 계산기, 연필 깎기, 휴지 등) 세팅
입구에 시험 중이니 조용히 하라는 입간판 배치
네 개의 문에 시험에 입장하기 전에 확인해야 하는 경고문 부착
체육관 (100명 정도 수용)
마찬가지로 책상과 의자가 배치되면 감독관 책상 위에 필요한 준비물들을 세팅
플립차트는 1개
두 개의 문에 경고문 부착
입간판 두 개 입구마다 배치
노트북 교실 (16명 수용)
이미 시험용으로 등록을 마친 노트북을 교실 양쪽 플러그가 위치한 책상에 배치하고, 로그인해서 지연된 업데이트는 없는지 확인, 학생들이 시험을 마치면 바로 프린트할 수 있도록 프린트에 연결이 되었는지 까지 확인
노트북사용 학생들의 시험 지침서 한 장씩 올려놓기
여분의 A4종이 가져다 놓기
건전지 확인하고 벽시계 걸어놓기
각종 시험 지침과 준비물이 들어가 있는 보라색 시험 박스 배치
문 두 군데에 경고문 부착
문 밖에 입간판 두 개 배치
별도 교실
화학교실을 책상 3개와 사이사이 칸막이 두 개를 설치해야 하는 시험 교실로 세팅. 이곳은 옆에 누가 있으면 불안해서 시험을 못 보는 학생들을 위한 교실로 만약 1:1 배정을 하게 되면 시험 감독관이 세 명이 더 필요하니 교실 하나에 책상을 세 개 배치하고 사이에 칸막이를 가져다 둠.
마찬가지로 벽시계, 준비물 박스 및 문에 경고문 부착
입간판 하나 배치
혹시 몰라 화학기호나 학생들이 시험에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의 부착물 전부 제거
1:1 교실
총 네 곳으로 발작이나 틱등의 증상이 염려되는 학생들을 위한 곳
*나도 시험 내내 이곳에 배정되었다. 내가 담당할 학생은 틱증상이 심한 학생이라고 전해 들었다. 이런 학생들은 가능하면 한 감독관이 시험 끝날 때까지 한 학생을 담당하여 학생이 익숙한 환경에서 마음 편하게 시험에 임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또한 이곳에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여 학생지원센터에서 한 명이 파견되어 시험 내내 복도에서 대기한다.
발작이나 기절해서 바닥으로 쓰러질 상황을 대비해 두꺼운 스포츠메트 및 요가매트 추가 배치
벽시계 확인
준비물 박스
문에 경고문 부착
노트북을 두 개 배치하는데 도난방지를 위해라디에이터에 잠금 선을 걸어 노트북 잠가 놓기
땀을 많이 흘리는 학생 한 명을 위해 선풍기 배치
매니저 헤일리와 둘이서 동분서주하며 오후 2시가 되어서 모든 세팅 작업을 끝냈다. 헤일리 밑에 서브 매니저로 일했던 킴이 곧 그만둔다. 헤일리가 일하던 중 나에게 그 자리 빈 거 아냐면서 지원해 보라고 했다. 직속 상사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이 나에게 그런 자리를 권하는 데는 나에 대한 믿음이 어느 정도 쌓였다는 것이리라. 기분이 매우 좋았다. 하지만 월~금까지, 거기다가 행정일까지 해야 하니 부담이 된다고 했다. 그리고 아직 까지 여러 사람과 의사소통을 해가며 일을 해나가기에는 내가 언어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적응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영국에선 내가 나이가 많아서, 외국인이라서 뭔가에 제외된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괜히 나 스스로 나를 제한하는 부분이 더 큰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