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 컨슈머, 내 마음의 평화 값

아테네 한달살이_라이언에어 RyanAir

by limstory

아테네에서 한 달을 보내는 동안, 라이언 에어로 두 번의 여행을 다녀왔다. 산토리니 2박 3일과 로마 4박 5일. 스카이스캐너로 항공권 검색을 하다 보니 라이언에어가 얼마나 저렴한지… 이것이 하나 된 유럽의 힘인지, 저가항공 산업의 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분명 큰 힘이 되었다. 저렴한 항공권처럼 힘이 되는 것은 없지. 암, 그렇고말고! 하지만 이렇게 저렴한 항공권에 들떠 있던 것도 잠시. 곧 얼마나 많은 추가 비용이 곳곳에 숨어있는지 알게 되었다.


(2019. 1월 기준)

수하물은 불포함이며, 핸드 캐리백의 사이즈도 엄격히 제한(40*20*25)되어 있다. 우리는 작은 백팩을 들고 가면서도, 이 정도면 괜찮을지 계속 걱정했다.(가서 보니 더 큰 가방을 들고 온 유러피언도 많았다 ㅎ)


우리나라 저가항공과 유사한 부분도 많았지만, 가격이 파격적으로 저렴한만큼 곳곳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절대 호갱이 되지 않으리라, 눈을 부릅뜨고 달러화 결제와 유로화 결제까지 비교하며, 웬만한 것은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고 준비했다.


하지만, ‘단 한 푼도 쓸데없는 추가 비용은 내지 않겠다’며, 스마트 컨슈머가 되겠다던 나 조차도 온라인 체크인만큼은 미리 해두었다. 아테네에서 여행하다가 혹시 이틀 전에 온라인 체크인하는 걸 깜빡하면? 보딩패스를 출력할 곳을 못 찾으면? 혹시 앱이 먹통이면? 웬만하면 저가 여행을 추구하는 내가 의외로 개의치 않고 돈을 지불하는 항목은 바로 ‘내 마음의 평화 값’이다. 이 순간만큼은 스마트 컨슈머가 아닌, 와이즈 컨슈머가 되기로 했다.


올 겨울 스페인 가족 여행을 계획 중이다. 저가항공을 몇 번 타게 되겠지만, 이번에도 나는 스마트하기보단 와이즈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사실 내 마음의 평화를 단돈 몇십 유로에 얻을 수 있다면, 그건 분명 와이즈 한 소비일 것이다.


* 겨울 산토리니의 일출(feat. 일몰은 쓰뤡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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