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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가 이상하다

명랑주의자의 사생활

by 림태주



뉴스룸을 보고 있으면 조마조마하다. 손석희 앵커가 언제 기자에게 각본에 없는 질문을 날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돌발 질문에 당황하는 기자에게는 취재가 안 됐으면 얘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더 취재한 것은 다음 날 다시 뉴스에 올리기도 한다. 기자들이 버벅대기도 하고 깔끔하게 멘트를 하지 못하기도 하는데도 왜케 자꾸 신뢰가 가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기자들은 원래 질문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에게도 박근혜에게도 그래서 질문을 하지 않는다. 브리핑하면 받아 적고 송달하고, 지시대로 취재한 걸 읽어대기 바쁘다.



그런데 JTBC 기자들이 생각이란 것을 하기 시작했다. 파장이 심상치 않다. 기자들이 생각을 하면 반드시 의심스러운 것이 생기고 그러면 질문이란 것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원칙을 깨고 어느 대통령에게도 거침없이 질문을 던지는 희귀한 기자들이 우리나라에 생겨나면 최순실이나 김기춘이나 우병우나 김종 같은 이들이 감히 이 사회에 발붙일 수 있겠는가.



JTBC는 멀리 내다 볼 필요가 있다. 기자들을 이렇게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정론직필을 향해 돌진하도록 만들면 앞으로 누가 뒷거래하고 누가 정경유착하고 누가 유라에게 말을 사줄 것인가. 우리나라가 너무 맑아져서 뉴스가 심심해지면 그건 전적으로 당신들 책임인 줄 알아라.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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