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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 업무도 해 보겠습니다!

두 달째 직장맘입니다

by 리나

복직한 지 벌써 두 달이 지났습니다.

일하고, 아이 키우는 거… 정말 쉽지 않더라고요.

토요일마다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주말이면 눈 뜨자마자 쉬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머리로는 “글 써야지” 하면서도 몸은 소파와 한 몸이 되어 있었죠.

그런데 요즘, 다시 글을 쓰고 싶어 졌어요.
아, 이제 좀 적응이 된 거구나 싶었습니다.


복직 후에는 이전에 하던 업무를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낯설진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뭔가 아쉬웠어요.
휴직이 너무 길었던 탓일까요.

5년 만의 복직. 동기나 후배들이 훨씬 다양한 경험을 쌓은 걸 보며,

저도 해보지 못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신기하게도, 사람이 간절히 바라면 진짜로 기회가 오나 봐요.
마침 팀에 인사이동이 생겼고, 본사에서는 공석을 채우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거라고 했죠.

“그럼 그 일, 제가 해볼게요.”

기존 제 업무도 그대로 가져가면서, 빠진 자리의 업무까지 맡겠다고 자원했습니다.
네 달 정도면 해볼 만하겠다는 계산이 있었어요.
물론 바쁘겠지만, 제가 궁금해하던 일이기도 했거든요.

다행히도 두 업무의 바쁜 시기가 완전히 겹치지는 않았습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집중하면 가능할 것 같았어요. 팀원들도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해주었고요.

그렇게 결심을 하고 나니, 바로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두 업무를 시작하기 전 주, 하루에도 열두 번씩 마음이 바뀌었어요.

“내가 괜히 한다고 했나…?”
“일하다가 아이들 데리러 늦으면 어쩌지?”
“괜찮아. 나에게 꼭 도움이 될 거야. 해보자.”

그리고 7월 1일. 정식으로 두 가지 업무를 동시에 시작했습니다.


하필이면 새로 맡은 업무가 가장 바쁜 시기와 겹쳐버렸어요.
그날부터 저는 온종일 사람들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이건 어디서 확인해요?”
“이 자료는 누가 줘요?”
“그건 제가 해도 되는 거죠?”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흘러갔습니다.
아직은 세세한 것까지 익숙하지 않지만, 흐름이 보이기 시작하니까 마음이 조금 편해졌어요.
무엇보다도, 내가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앉아 있는 것만큼 무서운 건 없잖아요.


하지만 일이 바쁘다 보니 밤에는 잠이 잘 오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퇴근 후 육아는 더더욱 힘들었습니다.

매일 저녁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걸 소중하게 여기는데, 그 일마저 제대로 못했어요.
어느 날은 그냥 건너뛰었고, 어떤 날은 겨우 몇 줄만 읽어주다 쓰러지듯 잠이 들었습니다.
저녁은 배달 음식으로 때우기 일쑤였고요. 그리고… 잔소리를 했습니다.

“빨리 씻어야지.”
“왜 또 안 치웠어?”

“학원 숙제 제대로 해!” 이게 제일 마음에 남습니다.


회사에서 어떤 일이 있든, 집에서는 마냥 웃는 엄마이고 싶었거든요.
그게 참, 어렵네요. 그래서 다짐했습니다.

앞으로는… 적어도 잔소리는 줄이자.
그거 하나라도, 아이들에게 미안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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