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기상시간을 바꾸는건 어려운 일이네요
복직한 지 어느덧 한 달이 되어갑니다.
그동안 긴장해서였는지, 감기를 심하게 앓고 급성 중이염까지 겪었어요.
어느 날 갑자기 귀가 너무 아파 밤을 꼬박 새웠고,
다음 날 퇴근하자마자 이비인후과로 달려갔더니
귀 안에 염증이 애벌레처럼 부어 있더라고요. 그런 건 정말 처음 봤어요.
남편에게 사진이라도 보여주고 싶었지만, 의사 선생님께서 “성인은 잘 안 걸리는 건데…” 하시며
진지한 얼굴로 꽤 심각한 거라고 하시길래 조용히 있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중이염도 다 나았고, 업무에도 어느 정도 적응했고,
아이들도 이모와 함께하는 아침 루틴에 만족하고 있어요.
그런데 딱 하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있습니다.
바로, 잠입니다.
휴직 중엔 밤 12시에 자고 아침 7시에 일어나는 생활이었어요.
사실 12시를 넘기는 날도 많았죠.
그런데 지금은 밤 10시 전에 자고,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해요.
문제는… 10시 전에 잠드는 게 너무 어렵다는 것.
한 번 푹 자고 나면, 그 다음 날은 또 말똥말똥.
아마 다들 공감하실 거예요.
일어나야 할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괜히 마음이 조급해지고,
‘혹시 지금 잠들면 못 일어나는 거 아닐까?’ 같은 생각에 잠이 더 달아납니다.
결국 휴대폰을 귀 옆에 바짝 대고, 긴장한 채 눈을 감아보려 애쓰죠.
그렇게 새벽 3시쯤 겨우 잠들고, 두 시간 자고 일어나면... 얼굴이 말이 아닙니다.
남편은 “얼굴이 검은색”이라며 웃고,
저도 거울을 보면… 한 세 살은 더 들어 보이더라고요. 슬프네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쓰면 되잖아”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근무시간이 줄어든다고 일이 줄어드는 건 아니기 때문에
저는 4시 반에 퇴근해 아이들을 챙기는 이 리듬이 더 잘 맞습니다.
결국 해답은 하나. 잘 자야 한다는 것.
그래서 요즘은 온갖 방법을 써보고 있어요.
틈틈이 운동도 하고, 머리를 조금이라도 써보려고 어려운 책도 보고,
밤에는 휴대폰을 멀리 두려고 애쓰고요.
몸은 피곤한데도 잠이 오지 않는 걸 보면 아직 회사생활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해서 그런가 싶어요.
그렇다면… 시간이 해결해 주겠죠.
다음 주엔 부디, 좀 더 환한 얼굴로 출근하고 싶네요.
잠만 잘 자도 인생이 달라질 것 같은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