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nnocence, is brilliant

울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꿈꿔왔던 행복의 순간

by 계란지망생 흙감자

This innocence, is brilliant. Please don’t go away


퇴사를 하고 지난한 일상이 반복되던 어느 날, 지금의 기분을 노래로 표현하면 어떨까 싶었을 때 떠오른 노래다. 퇴사 직후에는 다이나믹하고 화려한 것이 나의 일상이었다면 요즘은 잔잔하다. 별 일 없는 잔잔한 일상은 가끔 지루하게 느껴지다가도 문득 내가 이걸 얼마나 바래왔나 깨달으며 숙연해지는 순간이 있다. 울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꿈꿔왔던 행복의 순간.


처음엔 에이브릴 라빈의 처연한데 청아한 목소리가 좋아서 꽂혔다. 향으로 따지면 화이트 머스크 같은 목소리였다. 몇 년 뒤 문득 가사를 곱씹는데 너무 좋았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법, 잘 지내는 법, 나답게 사는 법에 대한 모든 내용이 가사말에 있었다.


Waking up, I see that everything is okay

The first time in my life and now it's so great

살면서 처음으로 일어났는데 모든 게 다 괜찮은 순간. 마인드풀니스는 이런 게 아닐까.


Slowing down, I look around and I am so amazed I think about the little things that make life great I wouldn't change a thing about it This is the best feeling

그리고 그 완벽한 순간에 에이브릴 라빈은 들뜨지 않는다. 되려 '숨을 고르고' 주변을 둘러보고, 본인의 삶을 완벽하게 만드는 '소소한' 것들을 떠올린다.


This innocence is brilliant, I hope that it will stay

이 노래말에서 '빛난다'고 표현하는 Innocence. 한국어로 천진, 결백 등등의 뜻이 있지만 적어도 이 노래말에서만큼은 '순수'가 아닐까 싶다.


This moment is perfect

Please don't go away, I need you now

And I'll hold on to it, don't you let it pass you by

이 순간이 완벽하다고 하면서, 에이브릴 라빈은 이 순간에게 가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래서 이 완벽한 순간이 더 아름답고 소중하고 고귀한 것처럼 느껴진다. 내가 달려가 덥석 잡아야하는 대박순간이 아닌 감히할 수 없이 보듬고 아껴야하는 대상이라서. 그리고 그 순간이 내 곁에 있어 준다면, 그걸 놓치 않겠다고 말한다. 완벽한 순간에 머무를 줄 아는 것이다.


I found a place so safe, not a single tear The first time in my life and now it's so clear

Feel calm I belong, I'm so happy here It's so strong and now I let myself be sincere I wouldn't change a thing about it This is the best feeling

이 노래에서 그리는 '완벽한 순수'의 순간은 눈물 흘릴 일 없 안전한 곳, 내가 속한다고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나는 그 공간에서는 '진실된 내가 될' 수 있고, 여기서 '아무것도 바꾸지 않을 것'이란다.

'난 여기서 하나도 바꾸지 않을 거야'라는 건 어떤 기분일지 너무 궁금하다.


It's the state of bliss you think you're dreaming It's the happiness inside that you're feeling It's so beautiful it makes you wanna cry

'울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꿈꿔왔던 행복의 순간. 울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내 안의 행복'이라는 노래말은 너무 숭고하게 느껴져서 되려 안 와닿기도 한다.


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결국 나도 머무르고 싶은 상태는 Let myself be sincere(내 자신이 진실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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