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은 친절로 돌아온다

비행기에서 있었던 일

by 리나

01

혼자 여행 가는 길

비행기에서 있었던 일이다.


창밖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어느 때와 다름없이 창가석에 앉았고

내 옆에는 우리 엄마 또래로 보이는 두 분이 앉으셨다.



02

저가항공이라 음식은 현장 구매를 해야 돼서

생수를 구매하려던 참이었다.


지나가던 승무원을 불렀는데

못 들었는지 그냥 지나쳤고

'흠 그냥 사지 말까?'

'다음에 지나갈 때 말할까?'

고민하던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


옆에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승무원을 크게 불러

"여기 주문한대요."

라고 말씀해 주셨다.



03

감사하다고 말하고

물을 무사히? 구매해서

책을 읽으며 나머지 비행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승무원을 불러주셨던

옆자리 아주머니께서

"위에 불 킬 수 있어요.

불 켜고 보세요."

라고 말씀해 주셨다.


물론 나도 불을 킬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고,

모르는 사람이 말 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향형 인간인 나는

평소 같았으면 오지랖이라고 불편하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왠지 이번에는 혼자 가는 여행에

챙김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들어

그 친절이 너무 감사하게 느껴졌다.



04

그렇게 따스한 마음으로

불을 켜고 책을 읽으며

비행기를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런데 사실 이 비행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바로 뒷자리에서 자꾸 쿵쿵 좌석을 찼기 때문이다.


뒤를 돌아봤는데 알고 보니

8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아이였다.

아이 두 명과 아빠가 나란히 앉아있었다.


악의가 없는 행동임을 알기에

크게 불편함이 없던 나는 그냥 별말 없이 있었다.



05

그런데


비행 5시간 정도 되었을 때

그 친절하신 옆자리 아주머니께서

엄청나게 화를 내며

뒷자리에서 너무 찬다고 친구에게 말을 했다.


뒷자리에 아이 두 명이 앉아있었는데

아마 옆자리 아이는 더 심했나 보다.

지금까지 꾹꾹 참은 게 느껴지는 말투였다.


문제는 우리 뒷자리 사람들이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외국인이었다는 것이다.

왠지 외국인이라 직접 말은 안 하시는 듯했다.



06

나는 크게 신경 쓰이는 정도는 아니었고

또 평소 성격상 이런 걸 잘 얘기하는 편도 아니지만


왠지 친절한 아주머니가 싫어하니까

나도 보답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뒤돌아서 영어로 정중하게 말했다.

자꾸 앞자리를 차고 있는데 조심해 줄 수 있냐고



07

상황을 이해한 아빠가 아이들을 조심시켰고

그 후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

평화롭게 비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예전엔 오지랖이라고 생각했던 행동들이었는데

친절은 좋은 거구나.

여행의 시작부터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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