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나지 않기 위해 정지버튼을 누른다

갓길에 세우고 잠깐만.

by 어른이 된 피터팬

하늘 콜렉터의 사진첩은 하늘과 구름으로 가득하다.

매일 한 번은 꼭 하늘을 올려다본다.

가을로 가고 있는 하늘. 하늘의 색이 짙어지고 있다.


계획 없이 떠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짐만 가볍게 떠나는 것이 아닌 일정도 계획도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그런 자유인이 되고 싶다.


업무에 있어서 나는 계획적인 사람이다.

평소 출근해서 제일 먼저 하는 것은 to-do list 작성.

매일 할 일을 엑셀로 작성하고 있다.

업무 중간중간 한 일은 체크하고 다른 요일에 옮길 것은 옮기고, 미래의 중요한 일정들은 체크해둔다.


그래서 가끔은 to-do list 없이 가볍게 여행을 떠난다.

다 하지 못해서 남겨둔 목록의 아쉬움 없이.

온전히 쉼의 시간을 누린다. 그래서 완벽할 수 있다. 가끔은 그냥 떠나보자.




이전에 썼던 글을 소환해본다. "잠시만."

달리던 차를 멈추고 지는 해를 바라본다. 재생되던 음악을 멈춘다.

포노사피엔스(스마트 폰이 낳은 신인류)로서 끊임없이 이미지를 소화하고 쉴 새 없이 정보를 주입하느라 몸의 기관들이 쉬지 않기에. 가끔은 정지(Pause)를 눌러줘야 고장이 자주 나지 않는다.



-이전 글 중 -https://brunch.co.kr/@lina7586/77

"사회의 리듬에 몸을 싣고 폭주하다 보면 "잠시만"을 잊게 된다. 무언가 계속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린다.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고, 잘하고 있는데도 계속 나를 채찍질한다. 잘 쉬지 못하는 병. 우리는 이것을 "특목고병(病)"이라고 부른다. 특목고 시기를 함께 한 동창들을 만나면 우리는 여전히 열심히 살면서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서로에게 "특목고병(病)"이 도졌다고 한다.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되는데, 그만 좀 열심히 하라고."


"게으르게 흘려보내는 쉼이 아닌 둔해진 오감을 활성화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정화하고, 고마움과 사랑을 끌어올리는 창조적인 쉼. 그런 쉼이야말로, 지금까지 버겁게 느꼈던 운해 가득 낀 일상을 뚜렷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하고, 내가 있던 곳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음을 깨닫게 하며, 삶을 기꺼이 감당하고자 하는 용기를 준다."




그렇게 계획 없이 떠났던 강화도.

당일치기를 할 수도 있어서 숙소를 예약하지 않았지만

마음이 동하여 하루 머무르기로 했다.

강화도가 좋아졌다.

좋아하면 예쁜 모습들이 더 많이 보인다.

장소든 동물이든 사람이든.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은 더 아름다운 세계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이다.

모두가, 그렇게 아름다운 세계에서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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