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도 울고 싶어 우는 게 아냐
예민하지 않음에 감사
아침 풍경. 조용하고 한적하다.
고요함으로 가득 찬 세상에 쏘아 올린 닭 울음소리. 꼬~끼오~.
저 닭은 왜 우는 걸까. 우는 시간도 규칙적일까? 아침부터 Soooo curious! 궁금해서 찾아봤다.
닭 중에서 우렁차게 우는 닭은 수탉.
암탉도 울지만 꼬~끼오~~~~하고 우는 닭은 수탉이고 암탉은 꼬꼬댁 꼬꼬 꼬꼬.
비단 닭뿐만 아니라 조류는 일반적으로 빛에 민감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조류의 뇌 속에는 일명 생체 자명종이라 불리는 '송과체'라는 것이 있어서라고.(사람에게서는 이미 퇴화되었다.) 이 송과체의 기능은 피부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감지해 생체리듬을 조절해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것이다. 눈 말고도 뇌에서도 피부를 통해 바로 빛을 감지하기 때문에 빛에 민감할 수밖에. (닭들도 피곤하겠다..)
실제로 아침이 와도 빛이 없거나 어두운 곳에 가둬두면 울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자려고 누웠을 때 방이 밝으면 정말 신경 쓰이는데 닭은 좀 더 자고 싶어도 눈과 뇌(?)가 너무 부셔서 강제로 기상해야 하니 그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할 것 같다. 불쌍한 닭 ㅠㅠ
오늘 날씨는 흐림. 점심 즈음 아주 잠깐 비가 내렸다. 창가에 죽죽 그어지는 빗줄기를 보고서야 비가 옮을 알았다. 최저 3도/최고 8도.
그러나 제주도는 기온이 의미 없는 게 바람이 너무 세차다. 더구나 우리 집 부근에는 고층 건물은커녕 집들도 없는 허허벌판이라 바람이 더 세다. 자려고 누우면 바람이 창문을 두들겨 패는 듯? 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중창을 해야겠다.
여기는 택배가 아침에 온다. 한 9시 즈음? 택배가 세 개나 왔다. 앞으로 화수목금 4일간 여기로 올 택배가 많다. 이것저것 많이 시켰다. 돈이야 없으면 벌면 되는 거고 내가 있을 때 이곳의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채우고 가야지.
예쁜 도자기 접시를 주문했는데 깨져서 배송 왔다. 제주도에서 fragile 한 물건을 온전하게 배송받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은 했으나 이렇게 허술하게 포장할 줄이야.. 예쁜 그릇은 여기서 장만해야겠다.
그동안 미뤄둔 일기를 썼다. 책도 읽었다. 사진도 찍었다.
음악을 들으며 창밖을 바라보기도 하고 멍 때리고 앉아있기도 했다.
시간이 금방 간다. 벌써 어둑어둑해졌다. 오랜만에 느끼는 무료함과 불충분한 달콤함 때문에 어제까지는 서울에 가고 싶단 마음이 80% 있었는데 오늘은 40%로 줄었다. 내일은 더 줄어들 것 같다. 이렇게 적응하는 건가.
8시. 바람이 세차게 부는데 못 참고 밖으로 나갔다. 저녁 풍경도 좋다. 어둑해진 하늘과 따뜻한 조명이 조화를 이룬 이 분위기가 좋다. 사실 내가 집을 나선 데에는 목적이 있었다.
집 근처 슈퍼 찾기! maps me를 통해 이 근처에 7 일레븐 편의점이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내비게이션을 켜고 화살표를 따라 걸었다. 인도도 잘 갖추어지지 않아 차도 옆 샛길로 걸어갔다. 차가 많이 다니지는 않았으나 쌩쌩 달리는 차들에 조마조마.
5분 정도 걸었더니 저기 찬란한 빛이! 초록, 빨강, 주황색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간판이 보이는 거다!
찾. 았. 다!!! 여기에 편의점이 있었어!!! 정말 있어!!!! 아무도 없는 도로에서 환희의 비명을 질렀다. 세상에. 그 옆에 있는 것은 다름 아닌 Cafe Bene!!!!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이런 곳에 카페가 있다니...ㅠ 앞으로 애용할 카페가 생겼다. 너무 좋다. 편의점을 찾은 것만으로도 보물을 찾은 듯한데 카페까지! 이곳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부족할 것이 없구나. 결국 과자 몇 개를 봉지에 담고 신나게 흔들며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밤.
난로가 합선이 되어서 그런지 3층 전기가 나갔다. 형광등은 켜지는데 콘센트에 전류가 안 들어오나 보다.
괜찮다. 전기장판과 수면잠옷이면 충분한 밤이다. 내일부터의 제주생활이 더 맘에 들 것 같다.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