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집 안에만 있었다. 머리도 감지 않고 화장도 하지 않았다. 방. 콕. 오후 4시까지 책 읽고 영화 보고 빈둥거렸다. 심심하면 창문을 통한 풍경을 찍거나 방의 연출 사진을 찍는다. 미친 듯이 심심하다. 맛있는 것들(밀가루와 설탕)도 먹고 싶다.
서울의 편의시설들이 미친 듯이 그립다.(특히 마트와 서브웨이 샌드위치 집이 가장 그립다.) 벌써 이곳을 떠나고 싶다. 하하하. 나는 무엇 때문에 이곳의 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것일까? 설렘을 가지고 기껏 왔더니 다시 육지로 가고 싶어 하는 마음. 뭐지. 왜 그러지.
엄마는 내가 여기에 좀 더 머무르면 아마 서울에 가기 싫어질 것이라고 하지만 오늘은 정말 서울에 가고 싶다. 그냥 학교 도서관에 가고 학교 근처 카페에 가고 싶다. 음.... 이번 주만 지나면 생각이 달라질까? 여기로 두유 한 박스나 주문했는데 100일간의 제주 일기를 채우고 싶었는데 그냥 서울로 돌아갈까?
아니다. 이번 주만 지내보자. 사실 할 것은 많은데 안 하니까 무료함을 느끼는 것은 맞다. 그리고 먹고 싶은 음식을 사 먹고 싶어도 집 주변에 사 먹을 곳이 없어서 오는 욕구불만이 크다. 그렇지만 이 불만은 버스 타고 이마트에 가거나 시내로 나가면 해결된다. (별로 먹고 싶지 않았지만 초코파이가 집에 한 박스가 있길래 오늘만 6개를 흡입했다) 생각해보니 해소되지 못하는 식욕(?)이 이곳을 떠나고 싶은 가장 큰 이유인 듯하다.
안 되겠다. 재밌게 살아야지. 이번 주까지 인턴 보고서를 끝내고 다음 주부터 혼자 제주도 여행을 다녀야겠다. 마음만 바꾸면(혹은 짜고 단 음식에 대한 갈망을 줄이면) 더 즐겁고 재밌게 살 수 있는 환경인데 서울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다니. 이대로 너 서울 가면 후회할 거야. 지금 이 소중한 시간을 맘껏 즐겨보자! 알겠지 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