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여유를 느끼고 세상을 느끼면서

by 어른이 된 피터팬

아침은 항상 커피타임~ 서울에서든 제주에서든 아침의 이 여유시간이 정말 소중하다.
놓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보리빵. 1일 최소 4 보리빵. 서울에 가면 보리빵 장사나 할까.

전신 거울을 배달시켰는데 깨져서 왔다. 역시 제주도에서 도자기, 유리 등 fragile 한 것을 배달시키는 것은 무리였다. 예상하면서도 주문한 나의 잘못이지..


어찌 보면 이곳에서의 생활은 일상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잠시 갖는 일탈, 여행에 더 가깝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며 오늘 할 일을 계획한다. 하지만 다른 점은 있다. 해야 할 일이 아닌 '오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고 일정을 계획한다는 점이다.

어제 찾은 오아시스! 카페베네로 가보자! 책이랑 노트북 들고 출발!


집을 나서면 옆집에서 키우는 백구를 만난다. 내가 지나갈 때마다 짖는 요 아이. 여간 심심한 게 아닌가 보다.
귀엽게 생기진 않았지만 사랑스럽고 어려 보이진 않지만 개구쟁이인 것 같다. 얘가 내 목도리를 물고 늘어져서 1분 넘게 씨름을 했다. 결국 내 핸드폰 케이스 깨지고 떨어진 핸드폰으로 관심을 돌린 다음 목도리를 구조했다. 힘이 엄청나다.

주르레 마을버스 정거장. 앞으로 어디 갈 때 여기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택시만 타고 다니면 돈이 너무 많이 나가서 버스도 이용할 계획이다. 서울과 달리 버스 시간표 보고 잘 나가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서울 대중교통이 그립다.


발견한 카페에 들어섰다. 손님이 없어서인지 직원이 보이지 않는다. 넓은 카페에 내 자리 하나를 찜해서 앉아있었더니 몇 분 후에 직원이 들어왔다. 제주시에 사는 고등학생 혹은 대학생 같다. 그제야 카운터에 가서 주문을 했다.


일기도 쓰고 책도 읽고. 6시간이 금방 갔다. 6시간을 앉아 있었는데 손님이 열 명정도 왔었다. 외국 손님(언어를 듣자 하니 말레이시아 분 같았다. 히잡을 쓰고 있었다.) 세 분, 가족 여행 오신 4분, 개별로 오신 손님 세 분. 사람 구경도 재미있다.




인턴을 하면서 읽었던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 책을 다시 읽었다.

그리고 와닿은 구절들, 공감하는 말을 공책에 옮겼다. 인생 선배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들은 기분이다.


-인간은 자기 자신과 잘 사귀어 나가야만 한다. 그것은 엄청난 정신적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들고 능동적으로 세상과 부딪치지 못했다. 번민하면서 주저하는 내게, 세상이 먼저 부딪쳐 왔다. 세상은 나더러 체념하거나 굴복하라고 했고 나는 거절하고 저항했을 뿐이다. 부당한 강요에 굴복하면 삶이 너무나 비천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과 품격을 지키려고 발버둥 쳤다. 성년이 된 이후 오랫동안 내 삶을 지배한 감정은 기쁨이나 즐거움이 아니었다.

-내가 하는 일이 세상을 더 훌륭하게 만드는 데 보탬이 되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나 자신도 더 훌륭해져야 한다. 여태껏 오로지 남을 위해 산 건 결코 아니었다. 그러나 나를 위해,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사는 인생은 훌륭할 수 없다는 관념에 눌려서 산 것만은 사실이다. 무엇에선가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때마다 근원을 알 수 없는 죄의식에 사로잡히곤 했다. 생각해보면 꼭 그래야만 할 이유는 없었다. 내가 괴로워한다고 해서 누군가 더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었다. 이제부터라도 남의 시선을 의식 않고 그 어떤 이념에도 얽매이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기쁘게 살고 싶다.

-열등감은 삶의 기쁨을 갉아먹는 부정적인 감정 중에서도 단연 고약한 것이다. 열등감에 빠지면 기쁜 삶을 살지 못한다. 기쁘지 않은 삶은 훌륭하기 어렵다.

-세상에는 오르지 못할 나무가 너무나 많다. 도전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도 어리석지만 오르지 못할 나무에 매달려 인생을 소모하는 것 역시 어리석다. 모든 나무를 올라야만 행복한 삶, 성공하는 인생을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게 적합한 나무를 골라야 인생이라는 '너무 짧은 여행'을 후회 없이 즐길 수 있다.

-상처 받지 않는 삶은 없다. 상처 받지 않고 살아야 행복한 것도 아니다. 누구나 다치면서 살아간다.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치명상을 입지 않을 내면의 힘을 기르는 것이다. 그 힘과 능력은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확신, 사는 방법을 스스로 찾으려는 의지에서 나온다. 그렇게 자신의 인격적 존엄과 인생의 품격을 지켜나가려고 분투하는 사람만이 타인의 위로를 받아 상처를 치유하고 타인의 아픔을 위로할 수 있다.

-세상에 대해서, 타인에 대해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 나는 좋은 세상을 원하지만 그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세상을 저주하지 않는다. 좋은 사람들을 사랑하지만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사랑을 믿지는 않는다. 내 생각이 옳다고 확신하는 경우에도 모두가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진 않는다. 삶이 사랑과 환희의 성취감으로 채워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좌절과 슬픔, 상실과 이별 역시 피할 수 없는 삶의 한 요소임을 받아들인다.

-즐기는 게 아니라 이기기 위해 일하게 되면 이겨도 남는 게 없고 지면 최악이 된다. 경쟁은 전쟁이 아니다. 져도 죽지는 않는다. 이겨서 꼭 행복한 것도 아니다. 끝없는 경쟁 속에 살아야 하지만, 즐기면서 경쟁에 임하면 이겨도 이기지 못해도 행복할 수 있다.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까마귀 떼가 날아간다. 까마귀도 어쩌면 억울한 동물.
백로와 비교되면서 흉조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알고 보면 영리하고 효를 아는 동물이다(반포지효).

오늘 저녁은 삼각김밥과 커피. 다 먹고 나서 누리는 영화 타임~
오늘 본 영화는 conspiracy theories.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음모론.
어는 것은 사실이고 어느 것은 거짓이겠지만 어느 정도의 fact는 다 섞여있을 것이다.
결국 무엇을 믿느냐는 우리의 선택. 모든 것을 다 알아도 모든 사실에 집착해도 괴로울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모르는 게 맘 편히 살 수 있는 방법이기도.


이제 여기서의 생활에 거의 적응한 것 같다.
떠나기가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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