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고 있고 변할 것이다

두 영화의 연결고리

by 어른이 된 피터팬

무서운 꿈을 꾸었다. 아니 가위를 눌렸다고 해야 하나? 오늘은 바람도 세게 불지 않았는데 왜 그랬을까.
도둑이 집에 들어와서 내가 계속 자는 척을 하느라 몸을 꼼짝하지 않는 꿈이었다. 꿈에서 깨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리고 일어나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잤다.

오늘 아침은 유럽에서 많이 해 먹었던 토달볶. 주문했던 방울토마토 한 박스가 어제 왔기 때문에 부지런히 먹어야 한다. 먹으면서 오랜만에 유럽에서의 자취 시절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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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분리수거함이 도착했다. 서울에서는 아파트라 재활용 쓰레기가 생기면 언제든지 지하에서 분리수거가 가능했다. 그런데 제주도에선 요일별로 버리는 날까지 기다렸다가 버려야 한다. 그냥 상자에 모아두려 했는데 보기가 좋지 않아서 분리수거함을 주문했다. 뭔가 하나씩 체계가 잡혀가는 것 같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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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매우 좋았다. 동네를 크게 돌고 돌아와서는 영화를 봤다. The beauty and the beast와 Hidden figures. 어쩌다 보니 여성 주인공 서사의 영화 두 편을 보게 되었다. 다른 장르고 다른 배경의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연결고리가 분명히 느껴졌다. 남는 게 시간이니까 열심히 문화생활해야지. 미녀와 야수는 생각한 그대로였다.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워낙 여러 번 리메이크된 것이라 그런가. 이전 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페미니즘 의식이 있는 시나리오 작가 린다 울버턴과 배우 엠마 왓슨이 만나서 약간 기대는 했지만 페미니즘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넣기에는 스토리 상의 한계가 있나 보다. 앞으로 이런 도전들이 많이 시도되었으면 좋겠다. 내 후대의 어린이들은 우리가 아는, 예쁘고 착한 여자가 왕자와 결혼하는 fairy tale이 아니라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여자가 등장하는, 그리고 왕자와 결혼을 함으로써 결론지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라났으면 좋겠다.


Hidden figures는 이제까지 몰랐던,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영화화한 것이다. 미국의 눈부신 성장과 발전 그 이면에는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주인공들이 있었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드러났다. 미국의 성공을 소재로 한 많은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대개 이미 우리에게 알려진 백인 남자였다. 그러나 관심에서 소외됐었던 숨은 주인공인 이들(흑인 여자)을 주인공 자리에 놓고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보자 미국의 발전과 성공에 대해 더 다각적인 해석이 가능해졌다. 여자로서, 흑인으로서 처음이기 때문에 그들이 겪어야 했던 사회적 차별과 냉대. 만약 그들이 거기서 좌절했다면, 끝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미국 사회는 오늘같이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의 성장 원동력은 거기에 있다고 본다. 아직도 미국뿐 아니라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인종과 성별 등에 따른 차별이 넘쳐난다. 역사 속에서 충분히 확인되고 있듯이, 현존하는 많은 차별들이 사라질 때 현저한 인류의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내일은 지은이가 놀러 오기로 했다. 혼자 놀기도 재밌지만 친구와 함께라면 더 즐겁다. 오랜만에 친구 만날 생각에 잠이 안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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