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서의 '심리적 안전감'이 주는 중요성
새로운 프로젝트의 리더를 맡게 되었다. 우리 회사는 B2B위주의 사업만을 해왔지만, 타겟을 넓혀 B2C향 상품을 개발하라는 명이었다. 내가 리더를 맡게된 이유는 딱 한가지였다. '막내'이기 때문이다. 반이상이 40대 중후반의 부장님으로 구성되어 있는 조직 특성상, 현재 트렌드에 맞는 B2C향 제품기획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상품개발을 위한 리서치를 하면 할수록, 제품기획만큼 '마케팅'이 중요한 상품이라고 판단되었다. 우리팀이 생각하는 (경쟁사) 벤치마킹 상품은 'SNS'채널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는 점, 우리의 타겟인 소상공인들은 'SNS'을 중요한 홍보 채널로 사용하고 있는것이 그 이유였다. 우리팀 모두 SNS의 마케팅 방법을 고려하고 있었으나, B2B 위주의 상품판매 경험만 있는 우리팀에 'SNS' 홍보는 경험도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팀장/그룹장/셀장이 모인 회의에서 상품 방향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였다. 역시나, 20년간 B2B 상품을 팔았던 전력으로 '리셀러' 위주의 판매 방식에 대한 논의가 40분동안 이어졌다. 우리팀원들은 이러한 방식은 소상공인을 위한 B2C향 제품에는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아무도 그 생각을 말하지 않았다. 막내가 팀장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을 내는 것이 부자연스러운 문화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더로써 할말은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손에 땀을 쥐며 손을 들었다.
'저...그런데, 저희 제품은 SNS 홍보를 해보는건 어떨까요? xxx 제품도 SNS 채널을 통해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고, 저희 타겟들은 모두 SNS을 중요시하는 소상공인들이니까요'
말하자마자, 셀장이 눈에 쌍심지를 켜며 우리 회사가 SNS 홍보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점, ROI가 안된다는 점 (동의할 수 없지만) 등등을 침을 튀기며 이야기했다. '너가 입사한지 얼마 안되서 모르나본데~' 로 시작하는 그의 말에서 나는 결심했다. '상사와 의견이 다르면 말을 하지 말아야겠다' 라고..
조직에서 '심리적 안전감'이 주는 중요성
조직에서의 '심리적 안전감'은 내가 다른 동료/상사에게 꾸미지 않은 본연의 모습이나 부족함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 내가 반대 의견을 제시하더라도 팀원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 두려움과 관계 위험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상황을 안전하게 지각하는 정도이다.
이러한 심리적 안전감은 '자신의 강점'을 살리는 일을 할때 토양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구성원 개개인이 가진 자신 본연의 모습과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해도 괜찮고 안전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나는 '심리적 안전감'이 낮은 조직에 속해있다. 이런 경우 전자제품의 '에너지 절약 모드'처럼 '자기 보호 모드'로 전환하게 되는데, 이때 나오는 가장 대표적인 행동이 상사와 의견이 다르면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시대 변화에 맞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선뜻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조직구성원이 각자의 자기다움을 찾고 자신만의 강점을 살리는 것은 현대 조직에서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춘 제품과 사업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심리적 안전감'은 조직에서 필수적으로 가꾸어야할 조직문화다. 심리적 안정감이 없는 경직된 조직에서는 미래가 없다.
Reference
이항심, 시그니쳐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