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리더가 떠나면 같이 사라지는 것

결정은 남지 않는다

by 송리나 Lina Song


10년차 팀장이 퇴사한다.


후임자가 와서 묻는다. "이 거래처랑은 왜 이 조건으로 계약하고 있어요?" 아무도 모른다. 계약서는 있다. 조건은 적혀 있다. 그런데 왜 그 조건이 선택됐는지는 적혀 있지 않다.


"원래 그렇게 해왔어요."


이 문장이 나오는 순간, 그 조직은 판단이 아니라 관성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건 어느 회사에서나 벌어지는 일이다. 그런데 이것이 병원에서 벌어지면, 비용이 달라진다.


한 병원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ICU 인력 배치를 15년간 관리해온 간호부장이 은퇴했다. 후임자가 왔다. 인수인계 문서를 받았다. 조직도, 근무표 템플릿, 인력 기준표.


한 달이 지나자 문제가 생겼다.


기준표대로 배치했는데, 야간 근무 이탈률이 올라갔다. 전임자 시절에는 없던 일이다. 데이터를 봤다. 기준표에는 나오지 않는 규칙이 있었다. 특정 간호사 조합을 야간에 같이 배치하지 않는다는 것. 그 이유는 과거 환자 안전 사고와 관련이 있었다.


그 규칙은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았다. 전임자의 머릿속에만 있었다.






사라진 것은 사람이 아니다. 판단의 프레임워크가 사라진 것이다.


데이터는 남았다. 대시보드는 작동하고 있었다. 병상 가동률, 초과근무 시간, 인건비 — 숫자는 전부 그대로였다. 그런데 숫자를 해석하는 방식, 숫자 뒤에 숨어 있는 '왜'가 사라졌다.






이런 지식은 문서에 담기지 않는다. 경험에서만 나오고, 말로 설명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그런 지식이 존재한다는 것이 아니다. 조직이 그것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좋은 리더가 있을 때는 작동한다. 그 사람이 매일 판단하고, 매일 조정하고, 매일 예외를 처리한다. 조직은 안정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사람이 떠나는 순간, 안정은 사라진다. 왜냐하면 안정의 원천이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병원에서 이 패턴을 반복적으로 봤다.


정책이 바뀌었는데 왜 바뀌었는지 아는 사람이 한 명이다. 그 사람이 휴가를 가면 정책의 근거가 사라진다. 인력 배치 기준이 있는데, 그 기준이 만들어진 맥락을 아는 사람이 없다. 예산 삭감 결정이 있었는데, 어떤 대안이 검토되고 버려졌는지 기록이 없다.


남는 것은 결과뿐이다. 과정은 사라진다.






그래서 나는 이런 질문을 한다.


"이 결정을 내린 사람이 내일 떠나도, 그 결정의 근거가 남아 있습니까?"


대부분의 조직에서 정직한 대답은 "아니오"다.


그리고 그 "아니오"의 비용은 리더가 떠나는 그 순간에 청구된다. 후임자의 학습 시간. 반복되는 시행착오. 이미 검토했던 대안을 다시 검토하는 시간. 과거의 실수를 모른 채 반복하는 비용.






해결책은 더 좋은 리더를 뽑는 것이 아니다.


결정의 근거를 남기는 것을 조직의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좋은 리더는 좋은 결정을 내린다. 위대한 조직은 좋은 결정이 사람과 함께 사라지지 않는 구조를 만든다.


당신의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은 누구의 머릿속에 있는가?


그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당신이 내일 떠나면, 이 결정의 근거를 누가 설명할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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