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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바댁 린다 Sep 02. 2021

바람이 불었다 정신이 돌아왔다


쿠바에서는 11월 1일이 되면 그렇데 더웠던 기운이 싹 가시고 기분 좋은 선선한 날씨로 변신을 하는데(기후변화로 이것도 변하겠지만), 어제가 그랬다.


2021.9.1


간밤에 비가 쏟아져서일까? 친구 덕에 아주 멋진 호텔에서 일박을 하고 나오니 바람이 선득하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나답게 살짝 춥기까지 했다. 벌써 가을이? 이러다가 금세 겨울이 오겠네.


올 8월은 몹시 힘든 달이었다. 욕심 때문이었겠지.

쿠바에 살면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욕심을 내려놓으면 마음이 참 편해진다는 거였다. 누구나 아는 단순한 진리겠지만 이것을 실천하는 건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우리 사회가 나를 그렇게 두지 않는다는 핑계가 가장 쉬운 이유겠지만.


한국에 와서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시간은 나를 위해서 멈춤 없이 계속 흘러가니 초초함이 내 속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자본주의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볼 거야!라는 마음으로 웬만한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고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 봤는데 관심사가 너무 많다 보니 무엇 하나를 제대로 파고들 수도 없고 정신만 분산되는 건 어쩌면 예견된 수순이었겠지.


그 시간이 이제는 마무리가 된 것 같아서 기쁘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브런치에 글 한편씩 올리는 걸 목표로 삼고 첫 번째 글을 올리게 되었다. 무엇이든 써보자. 쓰다 보면 더 많은 소재가 나올 테니까. 상상력은 과히 없지만 난 수다쟁이니까 하고 싶은 말은 많을 테야. 그걸 머리에 담아놓지 말고 글로 써보자. 기간은 2주 동안, 어제 등록한 챌린저스 애플리케이션의 기간이랑 같이 하기로 했다. 그래야 좀 더 쉬우니까.


어제 맞이한 그 바람이 내 정신을 번쩍 들게 한 것이 틀림없다.

이제부터는 선택과 집중 모드로 다시 전환하자.

따뜻한 차 한잔이 내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듯 그렇게 내 정신도 씻어내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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