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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바댁 린다 Sep 21. 2021

등산을 하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스타 토익강사 유수연


며칠 전 등산을 하면서 토익 스타강사로 유명한 유수연 씨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스타강사로 꽤나 유명한지라 그녀의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었지만 나는 그녀가 정확히 어떤 강의로 유명해졌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알게 되었다. 그녀가 토익을 가르치는 강사라는 것을.


토익은 영어 능력시험으로 취업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 나도 소실적에 한 번인가 두 번 시험을 봤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나는 그때 죽기 살기로 공부를 한 것도 아니었고 남들이 치니까 한번 쳐 본 거였다. 게다가 그 점수 없이도 일을 하는 데 문제가 없었기에 관심을 가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거였다. 그랬던 내가 이제 와서 왜 토익강사의 강의를 듣고 있었던 것일까?


몇 시간을 걷는 등산이다 보니 짧은 강의보다는 긴 강의가 좋았고 신선한 산에서 나의 뇌를 정화시킬 수 있으면 더 좋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요즘은 알고리즘이 알아서 나의 관심분야와 연결을 시켜주므로 비록 관심이 없는 토익 강의지만 내가 얻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들어 보았던 것이었다.


독설로 유명하다고 사회자가 그녀를 설명했고 소개가 끝나자 그녀는 청산유수처럼 방청객들을 향해서 자신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토익강사이다 보니 강의의 대상이 20대 청년들이었는데 그녀의 강의는 비단 청년들만을 위한 강의가 아니었다.


산을 천천히 걸으며 40분간 이어진 강의를 꼼꼼히 들어보았다. 자신감에 가득 찬 그녀의 에너지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사탕발림 같은 달콤한 말을 하며 꿈과 희망만 심어주는 강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차라리 욕을 먹더라도 현실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며 정확히 있는 그대로를 말해 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녀의 강의가 그랬다.


삶이란 게 그렇게 호락호락한 거였으면 모든 이들이 원하는 대로 잘살고 행복할 텐데 현실은 전혀 그러하지가 못하지 않은가! 나는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늘 실망스러운 결과만 나오고 나 빼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행복하게 잘 사는 것만 같다. 20대에 십억, 이십억을 버는 게 남의 집 개 이름처럼 매일 뉴스에 나오는데 내 통장은 왜 늘 텅장인지 비참하기만 한 게 현실이니까.


강사 유수연은 자신이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그리고 자신의 제자와 친구를 예를 들면서 그들이 어떻게 해서 지금 그 자리에 있게 되었는지를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그 두 분을 현장에 초대해서 소개를 하면서 어린 방청객들에게 그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임을, 너희들도 평범했던 이들처럼 할 수 있노라 메시지를 던져 주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독해져야 한다. 남들이 하는 만큼 해서는 절대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걸 세 사람을 통해서 알려주었다.


그녀의 강한 울림이 있는 강의가 나의 40분을 순식간에 가져가 버렸다. 첫 번째 강의를 듣고는 또 다른 그녀의 강의를 들어보았다. 다음 강의는 토익에 관한 강의였다. 실제 토익에 나오는 문제들을 들려주며 어떻게 문제를 푸는 건지에 대해서 알려주는데 듣다 보니 너무 재미있었다.


그렇게 또 다른 40분간 그녀의 토익 강의를 듣고 나자 갑자기 토익시험을 한번 봐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토익점수가 얼마일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집에 와서 토익 시험이 언제인지, 신청비는 얼마인지 알아보았다. 다음 달에 볼 수 있는 시험이 있었다. 그래도 시험인데 공부를 조금은 하고 봐야 하니 시간이 필요했다.


나이가 들수록 한국어가 좋아지고 외국어에 관심이 점차 떨어지고 있었는데 다시 외국어에 관심을 가져볼까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나마 내가 쪼금이라도 잘하던 분야였는데 이대로 썩혀버리기에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동안 대충 말하고 사는 데 불편함이 없으면 됐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나의 외국어 실력을 공식적인 잣대를 통해서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일단 내가 스페인어보다는 영어가 좀 더 편하니까 토익시험으로 영어 실력을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은 공부를 더 해서 점수를 잘 받은 다음 스페인어 공부를 제대로 해서 델레 시험을 봐야겠다는 목표를 정해 보았다. 그리고 공부하는 과정을 글로 상세히 남겨서 낼모레 오십 인 사람도 언어 공부를 이렇게 하면 된다는 걸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보면 각종 언어 점수 및 여러 가지 자격증들이 즐비한데 반해서 나는 자격증이라고는 2급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자격증과 1종 보통 운전면허 자격증밖에 없다. 게다가 둘 다 20년이 훌쩍 넘은 데다가 쓰임새가 없다 보니 장롱 면허증이 되어 버렸다. 하물며 마지막으로 시험이라는 걸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으니 점수라는 게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그녀의 강의를 들으며 언어 시험에 도전을 하고 싶어진 것이었다. 시험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내가 말이다. 이 도전이 현실이 되면 스타강사 유수연 님께 감사하다고 전해야겠다. 게다가 내가 도전을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남편도 한국어와 영어 공부를 하는 데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 도전을 통해서 나의 뇌는 젊어질 테고 나의 가치는 올라갈 테다. 지금 내가 하여야 하는 일이 다음 달에 마무리가 되면 토익 시험을 보아야겠다. 다시 도전하는 삶을 살면서 내 가슴에 불을 지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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