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matter of time
내 26번 째 생일에 생일을 빼앗아간 내 딸은 작다.
물론 나도 작다.
성인 여자의 키가 156cm 라면 뭐 평균을 한참 밑도는 키다.
심지어 160cm인 우리 엄마보다도 작다.
살면서 나보다 작은 사람을 마주한 적이 거의 없다.
근데 내 딸은 많이 작다.
원래도 위가 크지 않고 입이 짧은 나를 똑닮은 이 아이는ㅣ다.
생일만 나랑 닮은 게 아닌가보다.
편식을 하지도 않고 골고루 정말 골고루 먹지만, 먹는 양이 정말 적다.
그런 아이가 26개월에 동생이 태어날때즈음
어린이집에서 저녁밥을 하나도 먹지 않고 왔다는 것을.
정신없이 아이 둘을 키우다가 영유아검진을 한번 놓치고 나서 알았다.
둘째가 두돌즈음부터는 거의 항상 옷 사이즈가 같았고.
유모차나 자전거에 아이 둘을 태워가면 쌍둥이로 보고
오히려 말 못하는 아들을 좀 모자란 아이 취급하는 일도 많았다.
사실 26개월이나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너무 작은 아이를 데리고
초등학교 2학년 여자 아이들의 필수 코스라는 "성조숙증 검사"를 받으러 갔다.
유행같은 거다.
보험 마지노선인 만9세 미만(만8세 364일) 전에 검사를 받는 것.
검사는 간단하지만 오래걸리고
아이에게 그리고 그런 아이 옆에서 지키는 부모 입장에서는 힘들다.
LH호르몬이라는 호르몬의 피크 수치를 재는 게 큰 틀이다.
다만 이 호르몬 simulation을 할 때 촉진제를 놓는다.
촉진제 주사 전, 그리고 주사 후 30분, 60분, 90분 뒤의 LH호르몬을 피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그리고 그 수치가 5.0이 넘어가는 구간이 하나라도 나온다면 성조숙증으로 판정이 되고,
만9세 미만의 아이라면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이 성조숙증 주사는 1회/월과 1회/분기가 있다고 한다.
또 팔에 놓는 주사와 엉덩이 놓는 주사가 있다고 한다.
아무튼 내 아이는 이 치료를 받다가 미국에 와야했고,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6개월치의 분량 + 비보험 나머지 분량을 이고지고 짊어지고 왔다.
냉장고 채소칸과 과일칸은 각각 성조숙증 주사와 성장 주사의 자리였다.
그렇게 2주 전 드디어 마지막 주사를 끝으로 아이의 성조숙증 주사가 막을 내렸다.
프렌즈에서 모니카가 챈들러와 동거하려고 레이첼과 따로 살려고할 때
그녀가 한 말.
It is end of an ERA.
그렇다. 매달 아이 주사맞출 준비를 하고,
아이는 주사 맞을 준비를 하고
너랑 나.
참 많이 노력했다.
이제는 시간 문제다.
언제 2차 성징이 나타나서 나의 속을 뒤집고
매달 생리통 때문에 배를 끌어안고 울고 동동거리며 아파하겠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부분은 이제 끝이다.
이제는 초경으로 낯설고 불편해할 너의 곁에서 조금이라도 덜 불편하게 도와주고
아픈 배를 따뜻하게 마사지해주는 것 뿐.
다시 한 번.
우리의 end of the era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