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What a small talk!

스몰토크가 뭔가요…?

by LindAra

MBTI를 썩 좋아하진 않는다.

그전에 학창 시절에 혈액형도 좋아하지 않았다.

나도 나를 모르겠는데,

서른 중반인 지금도 자아 파악을 위해 매일 싸우는데,

하물며 10대인 그 시절의 자아가 막 생기기 시작하며 호르몬과 싸우고 있던 내가

어떻게 감히 혈액형 알파벳으로 정의될 수 있겠는가.

게다가 나는 A형이다.

관종이길 바라는 나에게 이런 평범한 혈액형은 달갑지 않았다.


그러다 요즈음 MBTI라고 이제는 인간을 분류하는 기준이 조금 다양해졌다.


중학생 때 엄마가 나와 오빠를 이해해 보시겠다며

애니어그램이라는 책을 사서

오빠와 나를 분류하려고 이것저것 몇 번 유형이다.라고 했던 적이 있다.

MBTI를 보면 애니어그램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사실 사람이 매번 일관성 있을 수 없고,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데…


그런데, 미국에는, 이 나라에는 E들만 사나 보다.


하우 아 유?

- 아임 파인 땡큐. 앤드 유?


이런 기본적인 문장으로 대화가 끝나야 하는데,

도대체가 끝나질 않는다.


특히 트레이더 죠스라는 마켓에 가서 계산원이랑 계산하는 그 순식간에

내가 지금 고른 이 펌킨 버터는 어떤 빵이랑 먹어야 맛이 있고,

내가 산 모찌 아이스크림은 어떤 맛이 더 맛있고, 맛 별로 크기랑 개수는 다 같지만 박스 크기가 다르다는 것 정도는 기본으로 알 수 있다.

트레이터 죠스 마켓에 일을 하기 위해 면접을 보면 ‘스몰토크 능력’을 측정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인지는 모르겠다. 파트타임으로 지원해 보려다가 애들 등하교랑 시간이 겹쳐서 지원을 못했기 때문에 사실 확인은 어렵다)


오지라퍼 같지만 혼자 다니는 나에게는

이런 스몰 토크가 내 하루 속 성인과 영어로 대화하는 유일한 시간일 때가 많다.

말하지 않았나, 관종이라고.

어느 순간부터 나도 미국의 스몰 토크에 빠졌다.


지난달 근교(라고 하기엔 5시간을 달려감) 호숫가에 카약과 패들보트를 타러 간 적이 있다.

내가 탄 카약과 다른 두 여성분이 탄 카약이 부딪힐 뻔했는데

상대편 여성분의 말을 잊을 수가 없다.


그녀 : It’s okay, I have Geico

(Geico는 미국의 보험회사다)

나 : Dang it! I have AAA!


매일이 지루하면서도

인생 지루하지 말라고

매일 새로운 퀘스트를 내려주고

넘느라 넘어지고 쓸리고 다치지만

그럼 어때?!


카약의 그녀처럼,

It’s okay, I have Geico 마음으로 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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