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뭐라고요? 구독하라고요?

그렇지, 이곳은 자본주의의 나라였지.

by LindAra

어느 날 아침 라디오에서 ‘디지털 월세’라는 단어를 접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패널 셋이서 서로 디지털 월세를 얼마나 내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디지털 월세란 말 그대로 디지털 구독료를 매달 얼마나 내냐라는 이야기였다.

그 대화를 들으면서 생각해 봤다.


1. 애플 구독

2. 넷플릭스 구독

3. Chat GPT 구독

4. 서브티쳐 일자리 어플 구독


그나마 나는 여기에서 끝난다.

근데 패널들은 여기에 듣도 보도 못한 어플의 구독료들을 나열하는 게 아닌가.


어릴 때 ‘구독’이란 신문 구독 정도로 쓰이던 단어다.

그런데 이곳 미국에서는 모든 게 구독이다.


일례로 아들은 야구를 한다.

야구팀을 조직하고, 연습 일정을 올리고, 경기 참석 여부를 업로드하고, 심지어 경기를 실시간으로 중계를 해주는 어플이 있다.

실시간 중계는 그 자리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지만, 이 경기를 다시 보고 싶다? 그럼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구독하세요.

내 아이의 기록을 누적해서 보고 분석하고 싶다? 그럼 구독하세요.

미국에 사는 거의 모든 부모가 스포츠패런츠다.

아이의 스포츠 연습과 경기를 따라다니고 그 결과에 아이와 함께 울고 웃는다.

(실제로 내 아이의 팀이 이기면 그렇게 기분이 좋고, 지기라도 하면 같이 울고 싶다.)


구독하는 항목 중 서브티쳐 일자리 어플은 말 그대로 내가 아르바이트하는 대체 선생님, 즉, 서브티쳐 일자리 알림 어플이다.

교육청에서 가입을 허가해 준 어플이 있고 이 교육청 소속인 어플을 작년 1년을 썼다.

쓰면서 의아한 점은 분명 이 어플에 일자리가 뜨지 않았는데 막상 학교에 가면 너무 많은 서브티쳐들이 있었다는 것.

그래서 내린 결론은 다들 서로 알음알음 일하나 보다~였다.

그런데 얼마 전 새로운 어플을 알게 되었다.

이 유료 어플에서 일자리가 먼저 뜨고 여기에서 아무도 잡지 않은 일이 교육청 어플로 넘어가는 식이었다.

그래서 마음 한편은 ‘그래도 나라도 교육청 공식 어플을 사용해 줘야지’였지만,

당장 내년에 시작할 대학원 학비를 생각하면 일자리 기회가 많은 유료 어플에 구미가 당겼다.

그래서 ‘에잇, 모르겠다. 일단 나는 돈을 벌어야겠다 ‘ 유료 어플을 구독했다.

구독 후 주 5회 일도 나가고 꾸준히 주 3회 이상 일을 나가고 있다.

비록 내 몸의 피로도는 높아졌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야지.


이렇게 모든 걸 구독해야 하는 구독 사회.

잊고 있었다.

그래 여기는 자본주의의 심장, 미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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