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ow but steady wins the race.
이전 글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
미국은 생활 체육의 나라다.
전 국민이 생활 체육, 즉 life-time sports as a hobby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그 체육 활동이 한 가지가 아니라는 것.
어떻게 저럴 수 있지? 너무 부럽다.라는 생각이 들 무렵
교사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됐다.
미국 체육 교육의 가장 근본적인 모토는,
이 교육을 받은 아이들을 평생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다양한 사람으로 키우는 것.
이 나라는 1년 내내 바쁘게 돌아간다.
1년 내내 모든 스포츠 활동이 일어나지만, 종목 별로 main season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우리 아들이 하는 야구는 봄이 main이다.
여기서 main이라는 것은, 가장 선수가 많고, 연습도 경기도 그만큼 질이 높다는 거다.
또 다양한 행사도 있고, 나름 리그 안 대회도 있고, 팀도 여러 개다.
아, 물론 부모의 volunteer도 필수다.
반면 fall ball이라고 불리는 가을 시즌의 야구는 잠시 숨 고르기 정도다.
내년 봄 시즌을 위한 연습이 주를 이루며, 리그 내 경기가 그다지 활발하지 않고, 리그 내 팀도 두 개밖에 없다.
가을은 축구가 main이다.
당연히 여름은 수영 및 수중 종목(우리 동네는 워터 폴로도 많다)이 main이지만,
사실 수영도 1년 내내 한다.
심지어 여기 캘리포니아는 1년 내내 야외에서 이루어진다.
여자 배구가 활발하며, 크로스컨트리, 축구, 소프트볼, 농구 등 다양하다.
남녀 구분 없이 모든 스포츠를 다 할 수 있지만 우리 동네는 배구는 여자가 강하다.
지금은 가을, 우리 아들은 가을 야구를 시작했다.
가을야구. 모든 야구팀들이 가고 싶어 하는 리그.
그러나 우리 집 이분은 애초에 야구를 엄청 좋아하지도, 엄청 잘하지도 않는다.
또래에 비해 늦게 시작해서 친구들보다 한 리그 아래에서 시작했다.
올 가을이 이제 친구들과 같은 리그로 올라갈 수 있는 징검다리라서 신청했으나,
막상 아이는 크게 원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아이가 시작한 AA(double A) 리그는 선수가 피칭을 한다.
이전 리그까지는 코치가 피칭을 해서 거의 코치가 공을 아이의 배트 끝에 맞추는 느낌이었다면,
선수 피칭은 1) 일단 애들이 던지는 공이 마운드에서 타자 앞까지 오지 못함 2) 온다 해도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올 리 없음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 카운트는 된다.
이 말은 뭐냐. 대부분 헛스윙 삼진이 많다는 것이고.
시즌 시작 후 게임을 4번, 즉 한 달을 할 동안 우리 아들은 매번 헛스윙 삼진이었다.
팀 내 모든 친구들이 안타를 친 어느 한 게임에서도 우리 아이만 매번 헛스윙 삼진이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너무 속상하지만 나는 연습하지 않겠다.
내 사전에 연습 따위 없다.
내가 공을 못 친 건 속상하다. 하지만 내 탓은 아니다.라는 아이의 마음가짐.
결국 매일 야구 연습을 하자.
그리고 금토일은 적어도 30분이라도 집 앞 공원에 가서 야구 연습을 하자.로 룰을 정했다.
그렇게 2주를 연습하고 지난주 게임.
두 번째 타석까지 역시나 헛스윙 삼진으로 울던 아이 곁에서 코치가
“너의 스윙은 완벽했어. 다른 아이들이 공을 치기 위해 스윙 폼을 바꿀 때 너는 그 폼을 그대로 유지했어. 네가 못하는 게 아니야. 그렇지만 공이 위에서 내려올 때(아리랑 볼) 공 속도가 느려지니까 그걸 잘 봐”라고 해줬다.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타석.
다행히 내야 땅볼을 하나 쳤고 남편이랑 둘이서 그걸 보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게임 직후 게임 때 사용한 공을 나눠주는 시간.
일종의 MVP라고 보면 된다.
코치가 “He was out there, at every practice and every game, no matter what happens. He was slow but steady, and today he finally got a hit.”이라며 내 아이를 호명했다.
그거다, 내가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던 것.
꾸준히, 그러나 매일 하는 그 노력들이 켜켜이 쌓여서 결국에는 토끼를 이기는 거북이가 된다고.
나의 두 거북이가, 오늘 하루도 그들이 내공으로 잘 쌓아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