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하늘에 띄우는 생일의 행복.

발은 땅에, 마음은 하늘에: 아이에게 건네고 싶은 하루

by LindAra

오늘 수영 연습을 가면서 주차하는 나를 보고 곧 아홉 살인 아이가 묻는다.

“엄마, 엄마 차는 주차 센서는 없지?”


생각해 보니,

면허를 따던 시절에는

주차 센서도, 후방 카메라도 없었다.

면허 시험장에서도 ‘사이드 미러의 중간에 주차선이 사선으로 들어오게 두고 핸들을 꺾으세요’와 같이 배웠으니

말 다 했지 뭐.


‘곧 아홉 살‘ ’거의 아홉 살‘이 되어 간다는 건,

이제 곧 아이의 생일이 다가온다는 뜻이다.

아이의 생일 다가오고, 나는 다시 파티를 기획하고 있겠지.

그렇다, 이번에는 너프건 파티를 하고 싶다고 한다.

요즘 아이 학교 3학년 남자애들 생일 파티 대세 중 대세인 너프건 파티.

8월에 한 아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우리 아이를 기준으로 내가 아는 것만 9명 째다.


너무 설레는 생일 파티.

미국 생일 파티에 절대로 빠지지 않는 게 있다.

바로 풍선.

그것도 헬륨으로 채워서 둥둥 떠다니는 걸 바닥에 고정시켜둬야 하는 그 풍선.

헬륨 가스에 집중하시라.

헬륨 주입비까지 내야 하는 곳이 바로 미국이다.

풍선도 온갖 컨셉이 다 있는데

우리 아들은 요즘 공룡에 빠져있으므로 ‘쥬라식 파크’ 풍선을 찾으러 동네 잡화점을 다 돌아야 했다.

다행히 찾았는데, 풍선 하나에 19불에 헬륨 주입비 4불까지 받으면…

풍선에만 얼마를 써야 하는 건지.


가끔 교외로 여행을 가다 보면

집 앞 우편함에 생일 축하 풍선이 걸려있는 걸 종종 마주하게 된다.

우편함과 실제 집까지의 거리가 제법 있는 교외의 경우에는

이 풍선이 단순히 하늘에 둥둥 떠있는 용도뿐 아니라,

‘이 근처야, 길 잘못 들지 않았어, 응 여기야 그 생일 파티 하는 곳.’

라고 말하는 듯한 반가운 이정표다.


아이로 살아가기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는 미국에서

그 하루하루 중에도 가장 행복한 생일 파티.


생각해 보니 97년 딱 한번 친구의 생일 파티에 초대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내비게이션도 없어서 길 이름을 보고 지도 보고 찾아가는데

엄마가 길을 잘못 들어서 생일 파티에 못 가겠다고 말하며

내가 거의 울먹이던 그 순간

기적같이 마주친 생일 축하 풍선을 보고 꺾은 길에서 친구의 집을 찾을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


생일을 앞둔 거의 아홉 살이 된 내 아이가

바닥에 발바닥 딱 붙이고 현실적으로만 살기보다는

행복함, 기대, 희망 같은 것들을 잔뜩 채운 채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그런 생일 축하 풍선 같은 하루하루를 살아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