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조용한 하루
거리도 한산했고
사람보다 나무가 더 많이 말을 걸어왔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모든 것이 멈추고
세상에서 오직 나만 움직이는 기분
시간이 멎은 듯한 그 순간
나는 문득,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빛도 소리도 흐르지 않는
고요한 공간 안에서
내 그림자만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나를 향해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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