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린지 Lindsey May 13. 2022

엄마, 까꿍!

  산뜻하게 짠 변화를 주고 싶은 날이 있다. 그날이 딱 그랬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미용실부터 예약했다. 염색을 해볼까, 펌을 해볼까, 커트를 해볼까 이리저리 여자 연예인 헤어스타일을 검색해보며 잠시 '고준희' '손예진' '아이유'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즐거운 상상에 빠져본다.(상상은 자유니까 뭐.) 콧노래가 절로 나려던 찰나, 문득 여동생이 한 말이 생각이 났다. '언니 나 요즘 꿈꾸는데 심상치 않아. 무지개 색깔 돌고래 가족이 나와서 막 망망대해를 헤엄치질 않나, 엄청 귀여운 반달곰이 나와서 뒤뚱뒤뚱 달려와 안기질 않나. 이거 태몽 아니야?'


  연애세포 없기로 유명한 여동생이 본인 태몽을 꿀 리는 없을 테고. 혹시나, 아주 혹시나 하는 맘에 임신테스트기를 들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세... 세상에... 화장실 창문 틈으로 들어온 아침햇살이 반짝 거울에 비치더니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매번 한 줄만 뜨던 테스트기에 스-윽하고 한 줄이 더 새겨지는 것이 아닌가. 영화 속 장면처럼 눈을 쓱쓱 비볐다가 다시 떠봤다. 떨리는 맘으로 다시 내려다보았을 땐 한층 더 선명해진 선홍색 두 줄이 ‘엄마, 까꿍!’하고 인사를 했다.


  '진짜? 진짜야? 와, 언빌리버블. 대박.' 딱딱한 플라스틱 임신테스트기에 전류라도 흘렀나. 심장이 찌릿했다. 지구가 빙글 도는 듯했다.(아, 원래 돌지.) 예쁘게 머리를 물들이려던 마음은 더 지혜로워져야겠다는 마음으로 물들었다. 우리 세 식구, 잘 살아보자!


아가야, 너는 등장부터
엄마 인생에 한 획을 긋는구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